뉴럴링크의 세번째 환자가 두뇌 칩을 활용해 생각으로만 제작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사례의 주인공은 기존 척수 손상 환자와는 다른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환자로, 두뇌 칩 활용성이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를 장착한 브래드포드 스미스는 최근 X(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가 나를 다시 말할 수 있게 했다'라는 제목의 9분42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나는 세계에서 3번째로 이 선물을 받은 사람"이라며 "ALS 환자로 최초이며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X 게시물도 두뇌 칩을 활용해 작성한 것이라고 밝히며, 머스크 CEO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ALS는 근육 조절 신경이 퇴화돼, 움직이거나 말할 수 없게 되는 병이다. 스미스도 현재 움직일 수 있는 부위는 입가와 눈밖에 없다. 

그는 뉴럴링크 칩을 이식하기 전에는 시선으로 조종하는 컴퓨터로 의사소통을 해왔으나, 기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어두운 곳에서 배트맨처럼 지나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뉴럴링크 덕분에 외출도 하고 조명 상태 변화도 무시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칩은 대뇌피질 중 몸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운동피질' 부분에 이식됐다. 처음에는 손을 움직이려는 시도로 마우스를 움직이게 하려고 했으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뉴럴링크는 추가 연구를 통해 혀를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이를 통해 스미스는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뇌에 삽입된 칩은 1024개의 전극에서 수집한 신호를 블루투스로 컴퓨터에 전송한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도 스미스가 두뇌 칩에 연결된 맥북 프로로 제작한 것이며, 특히 영상 속 음성은 그의 이전 영상과 음성을 인공지능(AI)으로 훈련해 생성한 결과다.

앞서 지난 1월 머스크 CEO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 뉴럴링크 3번째 환자가 지난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정상 회복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관련 소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1월28일 첫번째 환자인 놀랜드 아보의 수술에 성공했으며, 이어 8월23일에는 알렉스라는 두번째 환자가 대한 수술 보고서를 공개했다. 특히, 기존 두명의 환자와는 달리, ALS로 두뇌 칩을 확대 적용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하지만, 이 분야의 선두 주자인 싱크론은 ALS 환자를 포함, 이미 10명 이상에 두뇌 칩을 이식한 바 있다. 또 뉴럴링크처럼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는 평이다. 반면, 두뇌 신호가 약하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 지난 3월에는 중국뇌연구소(CIBR)와 국유 기업 뉴사이버 뉴로테크가 무선 두뇌 칩을 3명에게 이식했으며, 올해 10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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