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젠슨 황 엔디비아 CEO가 유럽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럽의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AUJ 도입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발표를 쏟아 냈다.
황 CEO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VivaTech)’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2년 안에 유럽의 데이터센터 용량이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미 유럽 전역에서 20개 이상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계획돼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산업 혁명은 인프라에서 시작된다. AI는 지금 이 시대의 본질적 인프라이며, 유럽은 'AI 팩토리'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다”라고 강조했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의 주요한 확장 전략 중 하나다. 모든 기업이 AI 모델을 운용하기 위해 자체적인 데이터 처리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황 CEO는 데이터와 서버가 EU 지역 내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유럽 내 AI 주권과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현재 유럽 각국 정부 및 지역 통신사, 클라우드 기업, 기술 허브들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과 협력해 1만8000개의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칩을 활용한 AI 클라우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미스트랄의 AI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독일에서는 유럽 제조업체를 위한 1만개 GPU 기반의 산업 클라우드를 건설 중이며, 이탈리아와 아르메니아에서도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통신사인 오렌지와 텔레포니카도 AI 애플리케이션 및 대형언어모델(LLM) 구축에 있어 엔비디아와 협력 중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 기술센터(Tech Center)를 설립해 고급 연구, 인력 재교육, 과학 발전 가속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전 패키지 형태의 AI 모델 배포 도구인 엔비디아 NIM을 통해 개발자들이 직접 모델을 구축하지 않고도 손쉽게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허깅페이스에 등록된 모든 LLM도 NIM을 통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GPU 리소스를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GPU 마켓플레이스인 DGX 클라우드 렙톤(DGX Cloud Lepton)을 AI 모델 플랫폼 허깅페이스와 통합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GPU 하드웨어 강자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다. 황 CEO는 “AI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전략이 필수”라며 “유럽에서도 이러한 접근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미국 수출 규제로 중국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산업이 글로벌로 확장되는 현재, 엔비디아의 유럽 내 인프라 확대는 AI 주권과 기술 자립을 원하는 각국의 기대와 맞물리며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황 CEO는 AI를 넘어 양자컴퓨팅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양자컴퓨팅은 향후 몇 년 안에 AI 시스템으로는 수년이 걸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는 지난 3월에도 언급한 내용으로, 과거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는 20년 후”라고 했던 발언을 재조정한 것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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