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인프라·저렴한 부지·신재생에너지 강점…전남, 최적 입지로 급부상
2.5조 원 규모 사업, 두 번 유찰…기업 참여 '제로'
국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이 두 차례에 걸친 공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유찰되며, 정부가 사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전라남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풍부한 전력 인프라, 저렴한 부지, 탄소중립 에너지 자원 등 전남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유치 전략을 마련하면 사업 참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대 2조 5000억 원, GPU 3만 장 규모로 계획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이 두 차례 공모에도 불구하고 기업 참여가 없어 유찰됐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민간 기업이 정부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산학연 등 수요처에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SPC에서 정부가 과반(51%) 지분을 확보하는 등 민간 참여에 제약이 많아, 기업들은 수익성과 사업 주도권 부족 등을 이유로 잇따라 불참을 선택했다.
조건 재검토…"전남에 유리한 기회 될 수도"
정부는 이번 유찰을 계기로 SPC 지분 구조를 포함한 사업 조건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사업 구조가 민간 기업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향후에는 기업의 자율성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은 전라남도에 유리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가AI컴퓨팅센터의 최적지로 평가받을 수 있다.
▲풍부한 전력공급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전국 1위, RE100 기반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합
▲저렴한 부지와 인건비: 대규모 GPU 서버를 설치할 수 있는 넓은 부지와 비교적 낮은 고정비용
▲기후 위험 낮고 안정된 전력 수급: 폭염·한파 등 기후리스크가 낮아 데이터센터 운영 환경에 안정적
▲광주·전남 혁신도시와의 시너지: AI특화 지역으로 선정된 광주와 연계 가능성, 인재 유치 및 산학연 협력 수월
전남형 모델 필요…지역 주도형 SPC 구조 제안
정부가 사업 조건을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전남도는 '지역 주도형 SPC' 모델을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남도와 지역 기업이 공동 출자하고, 정부가 일정 비율만 투자하는 구조를 마련하면 민간의 사업성 확보와 공공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전남의 에너지 자립도와 AI 교육 인프라 확대 계획을 연계하면, 사업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도 높아진다.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 산업부, 금융위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사업 추진 방향을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남도도 내부적으로 입지 조건 분석, 에너지 공급계획, SPC 설계안 등 사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전남이 AI 국가인프라 유치에 도전할 수 있는 적기"라며 "중앙정부와의 협의 및 정책 건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