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힐스의 자금 조달력과 글로벌 AI 기업 협력 여부, 실체 있는가?

전라남도가 세계 최대 규모의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해남 산이면 구성지구 120만 평 부지에 AI 트레이닝센터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포함한 3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을 순방 중인 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 두 번째)가 26일(현지 시간) ‘세계 AI의 심장’인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호텔에서 퍼힐스(FIR HILLS),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 해남군과 함께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구축' 업무협약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미국을 순방 중인 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 두 번째)가 26일(현지 시간) ‘세계 AI의 심장’인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호텔에서 퍼힐스(FIR HILLS),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 해남군과 함께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구축' 업무협약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2028년까지 7조원, 2030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핵심 투자사인 퍼힐스(FIR HILLS)의 실질적인 자금 조달 능력과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퍼힐스, 해남군,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이 글로벌 AI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MOU 체결만으로 대규모 투자가 실제로 집행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때문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었을 때부터 일각에서 "양해각서(MOU) 보다 법적 효력이 있는 업무협약(MOA)을 체결하여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퍼힐스의 투자 능력, 검증 되었나?

퍼힐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핵심 투자사지만, 과거 박세리 골프대회조차 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실패해 대회를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15조원이라는 초대형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퍼힐스가 어떤 금융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투자 유치를 위해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신뢰할 만한 그 어떤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AI 트레이닝센터와 데이터센터 건립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남도의 인프라 투자만 진행되고 실제 핵심 시설은 미완으로 남을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남도는 사업 추진의 핵심 조건인 전력망 확충을 위해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154kV 변전소를 조기 건설하고, 통신·용수 등 기반 시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투자사가 재정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보증 장치는 미흡한 상태다.

솔라시도 AI데이터센터 예상 조감도 (AI타임스DB)
솔라시도 AI데이터센터 예상 조감도 (AI타임스DB)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 구체적 계약 없나?

전남도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의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 기업과의 구체적인 투자 계약이나 데이터센터 설립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전남도가 빅테크 기업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프로젝트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MOU 체결을 투자 확정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발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전남도가 AI 허브 구축을 현실화하려면 단일 투자사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외 검증된 AI 기업과의 직접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데이터센터와 연구시설을 운영할 글로벌 기업과 실제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AI 슈퍼클러스터라는 구상이 단순한 구상으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전남도의 대응이 관건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전남도가 퍼힐스의 자금 조달 능력을 어떻게 검증하고, 글로벌 AI 기업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퍼힐스의 투자 이행 보증 장치 마련: 금융기관의 투자이행 보증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규모의 자금이 사전 확보된 상태에서 단계별 사업 추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계별 투자 모니터링: 15조 원 투자 계획이 실제 이행되는지를 감시할 수 있도록 전남도와 정부 차원의 정기적인 감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내외 AI 기업 추가 유치: 글로벌 AI 기업과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사 등의 추가 참여를 유도해 단일 투자사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MOU 체결은 투자 유치의 시작일 뿐,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와 전략이 필요하다. 

전남도가 글로벌 AI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과정이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양준석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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