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음악생성 사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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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은 연간 870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찾는 세계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다. 

모나리자 한 점을 보기 위해 몇 겹의 인파를 뚫고 들어가야 하는 그곳은, 단지 예술 감상을 넘어 인간의 창조성과 문화적 유산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런 사례는 예술이 단지 아름다움을 담는 그릇을 넘어, 하나의 산업이자 국가 정체성의 척도로 기능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은 다소 상반된다.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과 작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리 미술관이 루브르처럼 문화와 경제를 동시에 견인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는 단지 작품 수나 전시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예술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대중과의 긴밀한 접점이 부족한 데에서 기인한다.

지금이야말로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세계적 미술품과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것 또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지금 여기'의 가능성에 투자해야 한다.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창작 공간과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과 비평, 시장을 아우르는 기반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예술은 뿌리 없는 나무처럼 위에서만 자랄 수 없다. 땅속 깊이 스며든 수많은 이름 없는 손끝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AI 시대, 예술의 미래는 낙관적일까, 비관적일까? 

생성형 인공지능은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방식으로 이미지를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쓴다. 이런 시대에 인간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러나 예술의 본질은 단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익숙한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 이기에 예술은 새로운 시각에서 시작된다. 

또한 그것은 질문을 던지고, 고유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결을 만들어내는 행위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 예술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후원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창조력, 상상력, 다양성이라는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을 길러내기 위한 기반이다. 젊은 예술가 한 명에게 제공한 전시는, 단지 한 사람의 커리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동네의 문화적 지형을 바꾸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진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시민 한 사람의 감수성을 일깨우는 하나의 씨앗이 된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사회를 꿈꾸느냐이다. 소비와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에 예술은 느리고 쓸모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쓸모없음' 속에 인간다움이 있고, 사유가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가 있다. 

루브르의 모나리자 앞에서 탄성을 내지르던 수많은 사람들처럼,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미술관에서 감동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금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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