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중국 군대와 정보기관 작전에 기술을 제공하고,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고급 AI 칩을 확보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로이터는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딥시크가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정보기관에 자발적으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동남아시아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엔비디아 고급 AI 칩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려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딥시크는 단순한 오픈 소스 모델 이용을 넘어, 중국 군사·정보작전을 위한 실질적 기술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중국 국방부 산하 기관과 PLA 연구소의 조달 문서에서 150건 이상 딥시크가 언급됐으며, AI 기술을 직접 제공한 정황을 포착됐다고 전했다.
또 딥시크가 중국 감시 시스템에 사용자 데이터와 통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은 정부 요청 시 데이터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어, 글로벌 수천만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과 국가 안보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는 이미 딥시크가 중국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서버를 통해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의 고급 칩 수출 금지를 우회하기 위해 동남아 지역의 페이퍼컴퍼니와 데이터센터를 통해 엔비디아 'H100' 칩을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2월 GPU '대리 수입' 문제로 3명이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말레이시아에서도 중국 기업이 하드디스크를 반출해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서버에서 AI 모델을 훈련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현재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 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이며, 딥시크와의 직접 거래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딥시크가 과거 중국용 저사양 칩인 'H800'을 합법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딥시크-V3'가 미국의 첨단 모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동급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훈련에는 훨씬 더 많은 자원과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분석하며, 딥시크가 성과와 효율성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딥시크가 금지된 칩에 불법적으로 접근했는지 조사 중이며, 딥시크가 첨단 ‘H100' 5만개를 보유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신빙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즉, 이번 폭로는 딥시크의 성과가 과장됐으며, 미국 기술에 크게 의존했을 것이라는 워싱턴 내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현재 딥시크를 무역 제재 블랙리스트에 포함하지는 않았으며, 향후 제재 여부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발표할 내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딥시크가 미국 수출 통제를 위반했거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기여할 경우 제재를 피할 수 없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