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딥시크의 인공지능(AI) 모델과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자율 전투 시스템과 군사용 AI 무기체계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로이터는 27일(현지시간) 수백건의 연구 논문, 특허, 조달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국영 방산기업들이 자국과 미국 기술을 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국영 방산기업 노린코(NORINCO)가 지난 2월 공개한 군용 차량 'P60'에는 딥시크 모델이 탑재됐다. 이 차량은 시속 50km로 주행하며 자율 전투 지원이 가능하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의 군사 AI 경쟁에서 격차를 좁히기 위한 상징적 사례”라고 선전했다.
로이터는 “P60의 내부 작동 방식과 실제 배치 규모는 국가 기밀이지만, 공개된 특허와 조달 문서를 보면 중국이 자율 표적 인식, 실시간 전장 의사결정 지원 등 첨단 AI 전쟁 기술을 미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체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군 관련 연구 기관의 최신 특허에서도 여전히 엔비디아 'A100' 칩 사용 기록이 발견됐다. 이 제품은 2022년 9월 미국 정부에 의해 중국 수출이 금지됐다.
로이터는 “이 칩들이 제재 이전에 비축된 것인지, 불법 유통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중국의 군사 기관이 제한된 GPU를 재활용하더라도 새로운 성능을 얻을 수 없으며, 정식 지원 없이 군사 용도로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칩 등 국산 반도체 중심의 AI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제임스타운재단 분석에 따르면, PLA는 2025년 국산 하드웨어만 사용하는 방산 계약업체와의 협력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확인한 중국 특허청 기록에서도 화웨이 칩을 사용하는 PLA 산하 연구소의 특허 다수가 확인됐다. 다만, “이 기술이 군사 배치 단계에 도달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딥시크는 현재 PLA 관련 입찰 문서 10여건에 직접 언급되는 등 군사 프로젝트 핵심 AI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서방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디지털 인프라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이른바 ‘알고리즘 주권(algorithmic sovereignty)’을 추진 중이다.
또 최근 공개된 군사 문서에는 자율 드론 군집(swarm), AI 기반 로봇견 정찰 부대, 위성 이미지 실시간 분석 시스템 등의 개발 계획도 포함됐다. 시안기술대학교 연구진은 딥시크 기반 시스템이 4만8000초(약 13시간) 걸리던 전장 시뮬레이션 분석을 48초 만에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베이항대학교는 딥시크를 활용해 ‘저고도·저속·소형 표적’을 탐지하는 자율 드론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는 “딥시크는 중국의 군사·정보기관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들과 협력해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적성국의 손에 기술이 유입되지 않도록 통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