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각국의 규제를 받는 가운데, 독일 앱 스토어에서도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딥시크-R2'가 출시된다고 해도, 지난 1월처럼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독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에 딥시크 앱을 독일 앱스토어에서 제거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딥시크가 독일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으로 불법 전송하고 있으며, EU가 요구하는 개인정보 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케 캄프 독일 베를린 개인정보보호위원은 “딥시크가 독일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에 저장하고 있지만, EU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에 상응하는 보호 조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 당국은 중국 내 기업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에 광범위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AI 챗봇 요청 내용, 업로드된 파일 등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독일 당국은 지난 5월부터 자발적 앱 철회 또는 데이터 이전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딥시크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독일 당국은 EU 디지털서비스법(DSA)에 근거해 애플과 구글이 해당 앱을 ‘불법 콘텐츠’로 간주하고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구글은 “통보를 받았고 검토 중”이라며 입장을 밝혔고, 애플과 딥시크는 아직 공식 대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앞서 이탈리아가 개인정보 사용 정보 부족을 이유로 딥시크 앱을 차단한 데 이어, 유럽 내에서 확산하는 규제 움직임 중 하나다. 네덜란드는 정부 기기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고, 벨기에는 공무원에게 앱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스페인 소비자단체는 정부 기관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이며, 영국 정부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면서도 보안 위협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 관계자는 딥시크가 중국군과 정보기관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의회는 딥시크를 포함한 중국 AI 도구의 연방정부 사용을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딥시크는 엔비디아 칩 부족으로 당초 5월 예정이던 '딥시크-R2' 모델 출시가 늦춰지고 있다. 기대했던 성능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R2가 출시된다고 해도, 지난 1월 R1가 던졌던 충격을 재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술 발전 여부를 떠나, 이미 주요 국가들이 이를 사용 금지하거나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