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의 연방 정부 사용을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을 상·하원 동시 발의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의 기술을 활용해 중국군과 정보기관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미국 연방 의회는 25일(현지시간)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미국의 적대국에서 개발된 AI 모델을 미국 행정부 기관에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적대국 AI 차단법(No Adversarial AI Act)’을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미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존 뮬레나르 의원과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시나무르티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뉴욕 민주당 하원의원 리치 토레스와 일리노이 공화당 하원의원 대런 라후드도 공동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상원에서는 플로리다 공화당 릭 스콧 의원과 미시간 민주당 개리 피터스 의원이 법안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초당적으로 상원과 하원 모두가 나섰다.
이미 미국 일부 정부 기관과 기업은 데이터 보안 우려로 딥시크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딥시크를 연방 정부 기기에서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날에는 미국의 고위 관리가 로이터를 통해 딥시크가 중국 군사 및 정보기관과 직접 연결돼 있으며,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에 대량 접근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연방 조달 보안위원회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적성국에서 개발된 AI 모델 리스트을 작성해 정기적으로 갱신하게 된다. 이 리스트에 오른 AI는 미 의회 또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예외 승인을 받지 않는 한, 연방 기관이 구매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또 특정 AI 기술이 적대국의 통제나 영향력 아래 있지 않다는 확실한 증거가 제출될 경우, 리스트에서 제외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군 연계설이 제기된 딥시크는 여기에 해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뮬레나르 의원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 내에 적대국 AI가 들어올 여지는 없어야 한다”며 “이번 법안은 가장 민감한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한 영구적 방화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발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딥시크 차단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것은 정부 기관을 넘어, 미국 전역에서 딥시크를 차단할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