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장 위구르의 고비 사막 외곽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11만5000개의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AI) 지능 칩을 배치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미국의 수출 금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중국의 투자 승인과 입찰 서류, 기업 공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기업들이 서부 사막 지역에 위치한 이우라는 도시에서 30여개의 데이터센터에 11만5000장 이상의 GPU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현재 오픈AI나 xAI, 메타, 아마존 등이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그러나 GPU 수급 문제는 미국 정부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문서에는 어떻게 GPU를 수급할지에 대한 부분이 언급돼 있지 않다. 전문가와 중국 내 관계자, 심지어 암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은 금지된 칩이 중국에 이미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10만개가 넘는 프로세서를 조달하고 이를 관리할 만큼 정교한 불법 거래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 두명은 중국에 약 2만5000개의 금지된 엔비디아 칩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함구했다.
엔비디아는 "칩을 일부 빼돌리는 것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라며 "데이터센터는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밀수가 매우 어렵고, 우리는 제한 제품에 대한 지원이나 수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밀수된 이전 세대 제품으로 데이터센터를 조립하려는 것은 공학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새로운 데이터센터에 수입이 금지된 첨단 칩을 투입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구축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우를 직접 방문,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곳은 풍력과 태양광, 석탄 등이 풍부해 전력 수급이 유리하다. 또 고지대의 시원한 기온으로 인해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도 쉽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4분기 신장 등 지방 정부가 11만5000개 이상의 엔비디아 프로세서를 사용할 총 39개의 데이터 센터 건설을 승인했다는 증거가 남아 있다. 한 회사의 자료에는 금지된 'H100' 칩 기반 서버 625대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나와 있다.
이런 식으로 39개 프로젝트를 모두 완료하려면 중국 기업들이 1만4000대 이상의 데이터 서버나 11만5000개의 H100 또는 'H200' 칩을 구매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이미 딥시크와 같은 중국 AI 기업이 이 지역과 협력을 시작했다는 말도 나왔다. 이우 지역 최대 투자자 중 한곳의 직원은 2025년과 2036년 이 프로젝트에 50억위안(약 9570억원)을 지원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건설 프로젝트는 중국이 워싱턴의 금지 조치를 무력화하고 자국의 AI 발전을 독려하는 조치 중 하나로 보인다는 평이다. 또 미국의 제재 강화에도 불구, 어디에선가 엔비디아 칩을 공급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