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이 북극항로 시대를 맞아 글로벌 물류의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여수·광양항 북극항로 거점항만 정책세미나
여수·광양항 북극항로 거점항만 정책세미나

전라남도는 최근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여수·광양항을 북극항로의 핵심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비전과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논의에서는 AI(인공지능) 시대에 부응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과 함께,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술적 대비책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여수·광양항은 국내에서 원유와 철광석, LNG(액화천연가스) 등 벌크화물 처리에 특화된 항만이다. 이러한 산업 구조는 현재 북극항로의 운송 화물과 높은 연계성을 지닌다. 

실제로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의 99%가 비컨테이너 화물인 만큼, 여수·광양항이 이 항로의 주요 기점이 되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2013년에는 국내 선사 현대글로비스가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광양항까지 북극항로를 통해 나프타 4만 톤을 운송하며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전라남도는 이를 계기로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대에 대비해 여수·광양항을 아시아의 북극 물류허브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불확실성 넘어, 스마트화로 대응

다만 북극항로는 아직 운항 가능 기간이 짧고 빙해 위험이 상존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 

또한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높은 보험료, 쇄빙선과 같은 특별한 지원시설 부족 역시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AI 기반의 예측과 자동화 시스템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상과 해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 항로를 제안하고,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사고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수·광양항이 단순히 벌크화물 중계기지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 북극물류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극항로 전용 LNG 벙커링 및 쇄빙선 지원시설 구축 ▲AI 기반의 얼음예보·항로 최적화 시스템 도입 ▲스마트 창고 및 자동화 하역설비 확대 ▲친환경 에너지 항만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AI 시대, 북극항로의 새로운 기회

AI 시대의 도래는 항만과 물류산업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전 세계 물류망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항로와 선박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항만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여수·광양항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스마트화와 친환경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여수·광양항은 원유와 광물 등 특수화물 운송에 강점을 가진 항만으로, 북극 자원과 연계한 물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한 물류 거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전라남도는 오는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2차 정책세미나를 통해 여수·광양항의 북극항로 거점항만 육성 필요성과 스마트화 전략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

여수·광양항이 북극항로의 불확실성을 넘어 세계 물류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AI 기반의 예측과 자동화, 친환경 에너지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단순한 벌크화물 처리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물류와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스마트 북극항만'으로의 전환이야말로, AI 시대에 맞는 전략적 선택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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