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 자리를 지켰던 인텔이 수천명에 달하는 인원도 해고하며 이제는 세계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고 털어 놓았다. 또 엔비디아 추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엣지 AI 등 틈새시장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오리건 라이브에 따르면, 립부 탄 인텔 CEO는 전 세계 지사에 방송된 대화에서 해고를 발표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20년, 3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진정한 리더였다"라며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 이상 상위 10대 반도체 기업에 들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텔의 시가총액은 약 1000억달러로, 18개월 전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지난주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다. 또 최근 새로 출시한 칩들은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개발에 허덕이며 가까스로 일정을 맞춘 모양새다.
탄 CEO는 예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마라톤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해고는 인텔을 경쟁사인 엔비디아나 브로드컴, AMD처럼 빠른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오리건주 직원 529명을 7월 중순까지 해고하는 등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이스라엘 사업장 등에서 세계적으로 수천명을 감원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탄 CEO는 지난 3월 전임이었던 팻 겔싱어를 대신해 인텔을 이끌게 됐다. 그리고 사업 전략도 크게 바뀔 것을 예고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칩을 추격한다는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AI 훈련에 관해서는 우리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엔비디아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너무 강하다"라고 말했다. 대신, PC나 기타 기기에 AI 기능을 직접 제공하는 엣지 AI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I 에이전트를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영입한 부사장 3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몇명 더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텔은 18A라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계 선두 주자인 대만 TSMC와 경쟁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때 인텔은 18A 기술이 발전해 다른 칩 설계자들을 위한 칩을 생산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몇달 동안 이 분야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