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기업 가치를 1500억달러(약 19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투자 유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는 중동의 국부 펀드들이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앤트로픽이 새로운 투자 라운드에서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회사 가치를 1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3월 평가된 615억달러에서 두배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디 인포메이션이 일부 투자자가 앤트로픽을 1000억달러 이상 가치로 평가했다고 전한 바 있다. 불과 열흘 새 몸값이 1.5배로 뛰어오른 셈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최종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최소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 최대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아부다비 정부의 투자 회사인 MGX를 포함해, 중동의 국부펀드가 잇달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중동 국가들을 중국과 비슷한 권위주의적 정부라며, 투자 유치를 계속 거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앤트로픽에 초기 투자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며, 이를 통해 MGX가 5억달러 규모의 앤트로픽 지분을 매입한 사례도 있다.
앤트로픽은 아직 중동 자금 유치에 신중한 입장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이번 주 사내 메일을 통해 “중동 투자는 독재자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의 성공으로 인해 나쁜 사람이 이득을 봐선 안 된다는 원칙만으로는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다”라고 털어 놓았다.
이번 펀딩 라운드에서 1500억달러 가치를 평가받으면, 앤트로픽은 오픈AI의 3000억달러에 이어 AI 스타트업 중 두번째로 높은 몸값을 기록하게 된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3월 xAI와 X(트위터)를 통합하며 기업 가치가 115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이어 최근에는 기업 가치 2000억달러로 새로운 투자 라운드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편, 앤트로픽의 연간 반복 수익(ARR)은 올해 초 10억달러에서 최근 4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브 코딩 붐으로 전체 매출 중 80%는 기업 구독 서비스에서 나온다.
하지만 오픈AI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인재 확보 비용으로 인해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