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이 27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을 방문, 사이버 위협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이 27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을 방문, 사이버 위협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정부의 '독자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 선정 5개 컨소시엄에 대해, 업계는 대체로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중 NC AI와 SK텔레콤에 대한 의견이 눈에 띄었다.

4일 인공지능(AI)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LG AI 연구원, NC AI 등 3곳의 선정은 대부분 예상하던 결과였다.

이중 NC AI는 사업계획서로 주목받았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한 관계자는 "이번 공모에 참여한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는 보통 100페이지 분량 정도"라며 "하지만, NC AI는 500페이지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을 만큼 성의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NC는 14년 전부터 별도의 AI 조직을 구성하고 연구 개발에 집중한 역사가 있다.

NC AI는 이번 선정에 대해 최근 공개한 언어모델(바르코 LLM)과 비전 모델(바르코 비전 2.0)이 여러 벤치마크에서 첨단 성능을 기록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패션과 게임, 스마트시티, 제조 현장 등에서 실증을 마쳤고, 온디바이스 AI까지 지원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정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곳은 SKT다. 앞선 예상에서도 SKT를 유력 후보로 꼽은 관계자는 드물었다. 대신, 통신사 한곳에 쿼터가 배정될 수 있다는 추측이 떠돌았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SKT가 GPU 인프라 면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점을 들었다.

SKT는 지난해 12월부터 엔비디아 GPU 'H100'을 기반으로 한 AI 데이터센터를 열고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국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GPU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 큰 가산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SKT도 이번 선정에 대해 "컨소시엄 구성이나 AI 기술로만 비교하면, 다른 컨소시엄과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라며 "GPU 인프라가 준비돼 있어, 중장기적으로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SKT가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의 모델만 공개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SKT가 최근 오픈 소스로 공개한 '에이닷엑스4.0'은 7B와 72B 크기였으며, 나머지 모델도 경량급이기 때문이다.

이에 SKT는 "하지만 수백B 이상의 대형모델은 국내에서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매개변수 확장 외에도 기존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의 한계를 극복하는 '포스트-트랜스포머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코난테크놀로지 컨소시엄과 업스테이지 컨소시엄 중 고려했으나, 업스테이지가 범용적이라는 판단에서 선택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코난이 '제조 특화AI 모델'을 계획한 것과 달리, 업스테이지는 법률·제조·국방·의료·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의 AI 스타트업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다양한 사용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다.

한편, 일부에서 유력 후보로 꼽은 카카오는 탈락했다. 한 관계자는 "여러 오픈 소스 모델을 내놓긴 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 것 같다"라는 평을 내놓았다. 다른 관계자는 "가장 최근 공개한 멀티모달 모델도 성능 면에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6개월마다 평가를 거쳐 한 팀씩 줄여나갈 계획이다. 1차 평가는 12월에 예정돼 있으며, 최종 평가는 2026년 말에 진행된다. 이후 2027년부터 글로벌 첨단 모델의 95% 성능을 보이는 AI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종 선정될 2팀에는 LG AI연구원과 네이버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그러나, NC AI가 이번 프로젝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이다.

이번에 선정된 5개 컨소시엄에는 'K-AI'라는 명칭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별도의 착수식도 개최할 예정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사업은 이제 시작이자 ‘모두의 인공 지능’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AI 기업·기관들의 도약, 소버린 AI 생태계 확장을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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