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미온적인 반응과는 달리, 'GPT-5'가 코딩과 기업용 시장에서 초반부터 큰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14일(현지시간) 바이브 코딩 선두인 커서(Cursor)와 쿠도(Qodo)를 비롯한 주요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과 기업 플랫폼이 잇달아 GPT-5를 기본 모델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트루웰 커서 창립자는 ”GPT-5는 지금까지 시도해 본 것 중 가장 스마트한 코딩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규 사용자에게 기본 모델로 제공하고 있다. 기존 사용자들은 이전처럼 앤트로픽의 '클로드'가 적용된다.
코디엄으로 알려졌던 코딩 전문 스타트업 쿠도는 최근 자체 벤치마크를 통해 코딩과 인터페이스 디자인 측면에서 GPT-5가 클로드와 동등하거나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특히, 보안 관련 버그나 손상된 코드같은 문제를 찾아낸 유일한 모델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간헐적인 오탐지가 약점으로 꼽혔다.
코딩 스타트업 버셀(Vercel)은 GPT-5를 바이브 코딩 플랫폼 기본 모델과 대시보드의 에이전트에 적용했다. 말테 우블 버셀 CTO는 “얼마 전까지 클로드는 코딩 분야를 장악했고, 오픈AI는 아예 시장 진입도 어려웠다”라며 ″그러나 GPT-5는 거의 따라잡았다. 어떤 면에서는 클로드보다 더 잘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GPT-5가 초기 단계의 프로토타입과 제품 디자인 면에서 클로드보다 더 창의적이라고 평했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최적화 작업이 필수였는데, 이 점에서 GPT-5는 단번에 정말 좋은 결과를 냈다”라고 덧붙였다.
인기 코딩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도 성능에 만족했다고 밝혔다. 안톤 오시카 창립자는 공식 출시 몇주 전부터 베타 테스트를 했다며, ”모델이 강력해졌다. 여러 복잡한 사용 사례에서 더욱 스마트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개발자 플랫폼 팩토리(Factory)와 제트브레인(JetBrains)도 GPT-5를 기본 도구로 채택했다. 마탄 그린버그 팩토리 CEO는 ”GPT-5는 복잡한 코딩 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데 탁월하다"라며, 다중 에이전트 플랫폼과 잘 통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결정적으로 꼽혔다. 그린버그 CEO는 ”최종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가격”이라며, 추론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사용자들이 더 편안하게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GPT-5는 입력 토큰 100만개당 1.25달러, 출력 토큰 100만개당 10달러로, '제미나이 2.5'보다 약간, 클로드 오퍼스 4보다 훨씬 저렴하다.
코딩 외에도 압도적인 추론 성능으로 기업 사용 사례가 늘어났다는 말도 나왔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플랫폼 박스(Box)의 애론 레비 CEO는 "이전 시스템들이 따라올 수 없는 획기적인 수준의 추론 성능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수백페이지 분량의 임대 계약서부터 제품 로드맵까지 복잡한 비즈니스 데이터를 대상으로 몇주 동안 모델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 AI가 처리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GPT-5 출시 직후 API 사용량은 급증해 이전보다 코딩과 에이전트 구축 작업 처리량은 두배로, 추론 사용은 8배 이상 늘어났다.
시장 조사 전문 가트너도 기업들과 같은 의견을 냈다. 특히, 세가지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아룬 찬드라세카란 가트너 수석 부사장은 벤처비트와의 인터뷰에서 GPT-5의 주요 개선 사항으로 ▲코딩 ▲멀티모달 ▲도구 사용 등을 꼽았다.
그 역시 다단계 계획 작성 능력 덕분에 외부 워크플로우 엔진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더 큰 컨텍스트 창으로 검색 증강 생성(RAG) 필요를 줄이는 등 "엔터프라이즈 AI 아키텍처 패턴을 재구성했다"라고 말했다. 환각률을 최대 65%까지 줄였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최종 지향점인 에이전트에는 아직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에이전트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모델을 넘어, 오케스트레이션과 거버넌스, 데이터 계층이 완성돼야 한다"라며 "이 점은 아직 문제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GPT-5를 넘어서는 모델 아키텍처나 추론의 혁명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추세에 머물러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연산 능력만 기대하면 AGI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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