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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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5' 출시 직후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 등에서는 성능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워낙 기대가 컸고, 초반 라우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탓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심지어 레딧에서는 사용자들의 챗GPT 구독 취소가 이어진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물론, 이는 전문가 수준의 일부에 한한 것으로, 대부분 사용자가 어떤 의견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배포조차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오픈AI도 예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샘 알트먼 CEO는 모델 출시 전부터 초반에는 큰 성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점진적으로 성능이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닉 털리 챗GPT 책임자도 GPT-5 출시 직전 인터뷰에서 제품 최적화를 위해 시간을 끌기보다는 다소 불안정한 상황이라도 빨리 시장에 선보이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아무도 반박하지 못하는 GPT-5의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격입니다. GPT-5는 최근 등장한 첨단 모델 중 API 사용료가 가장 저렴합니다.

경쟁 제품으로 볼 수 있는 '클로드 오퍼스 4.1'보다 10배 정도 저렴합니다.

'제미나이 2.5 프로'와는 비슷한 수준이나, 20만 토큰 이상을 사용하면 절반 가격에 불과합니다.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기업은 GPT-5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한 사용자는 GPT-5를 '가격 파괴자(pricing killer)'라고 불렀습니다.

해커뉴스는 "출력 품질이 o3보다 크게 향상되지 않더라도, GPT-5는 가격 책정만으로도 제미나이 2.5 프로나 클로드 오퍼스 4.1과 비교해 매우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출력 품질이 두 경쟁 제품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다면, 오픈AI에는 진정한 비약적인 발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앤트로픽이 가장 걱정하는 곳은 '커서'나 '깃허브 코파일럿'과 같은 바이브 코딩 기업입니다.

바이브 코딩 도구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는 모델은 클로드입니다. 이 때문에 커서나 레플릿 같은 바이브 코딩 기업은 앤트로픽에 막대한 사용료를 부담, 수익성이 없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 문제로 오픈AI 윈드서프 인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GPT-5가 클로드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나다면, 기업의 선택은 뻔해집니다.

앤트로픽은 API 서비스로 31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달하는 연간 반복 매출(ARR)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현재 50억달러에 달하는 전체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API 수익 중 45%인 14억달러(약 1조9000억원)가 커서와 깃허브 코파일럿 두곳에 집중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둘 중 하나만 GPT-5로 돌아서도, 앤트로픽은 치명타를 맞게 됩니다.

이 때문에 앤트로픽은 GPT-5가 출시되기 이전부터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코딩 성능이 향상된 오퍼스 4.1 버전을 내놓았고, 오픈AI가 GPT-5 개발에 클로드를 활용한다며 API 접근도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GPT-5는 코딩 벤치마크에서 오퍼스 4.1을 앞섰습니다.

아직 개발자들은 클로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오픈AI의 말대로 GPT-5가 안정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것이 앤트로픽이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번 현상은 불과 반년 전 딥시크의 충격이 떠오르게 합니다. 딥시크가 미국 기업들을 긴장하게 한 것은 성능이 아닙니다. 적은 비용으로 모델을 개발하고, 또 저렴한 비용으로 모델을 사용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오픈AI가 최근에는 이 전략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API 가격을 점차 낮추더니, 5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형 모델까지 출시했습니다. 오픈 웨이트 모델 2종의 API 가격도 역대급으로 저렴합니다.

오픈AI가 GPT-5를 통해 시장을 기업으로 확대할 의도라는 것은 이미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 확장의 핵심은 가격인 셈입니다.

물론, AI 가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1년에 10배 정도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로 보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이나 구글도 앞으로는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이제 모델 경쟁은 성능을 넘어 가격, 즉 사용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픈AI 는 GPT-5를 내놓으며 유독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픈AI가 모델의 스케일링업, 즉 발전이라는 것을 정의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벤치마크 성적이 좋아지는 것을 발전의 잣대로 봤다면, 이제는 모델이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 능력과 누구나 쉽게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성 측면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료 사용자에게도 GPT-5를 곧바로 개방한 것입니다. 여기에 저렴한 비용 때문에 기업들도 이 모델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면, 오픈AI의 목적은 달성될 수 있습니다.

이어 주말 주요 뉴스입니다.

(사진=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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