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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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공지능(AI) 업계 관계자들은 'GPT-5'가 성능 향상을 이룬 것이 맞지만, 큰 기대를 만족할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다만, API 사용 가격이 낮아진 것은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11일 국내 AI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GPT-5의 성능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우선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GPT-5 출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으로 한 시대가 끝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의가 아니라 그냥 모든 지표에서 인간을 넘었다"라는 평을 남겼다.

그는 "측정하는 기준이 무엇이든 인간의 능력을 모두 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사실상 인공일반지능(AGI)은 방금 등장했다"라고 강조했다.

AGI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라며 "부분적인 문제가 아닌 지능의 본질을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초지능을 목표로 하는 모델들은 3조(3T) 매개변수 이상을 지향한다며, 학습 방법과 추론, 멀티모달 처리 등 모든 면에서 기하급수적인 발전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GPT-5의 등장으로 본격화된 AGI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날은 우리가 알던 딥 러닝 타임라인에서 한 챕터가 끝났고,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 날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 신정규 대표)
(사진=페이스북, 신정규 대표)

전 직원이 월 200달러의 GPT 프로를 사용해 왔다는 AI 마케팅 전문 로켓툴즈는 기존의 워크플로우에 GPT-5를 적용한 뒤 체감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김민석 로켓툴즈 대표는 "기존에는 문제 해결에 앞서 1~2단계의 제안에 그쳤지만, GPT-5는 2~3단계까지 확장하는 '앞서 생각하기'의 깊이가 달라졌다"라고 전했다. 또 단순 답변과 추가 질문 중심이던 기존 방식에서 자기 검토와 권고까지 더해지는 등 응답 포맷과 태도가 성숙해졌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이모지와 가벼운 표현이 줄어, 전문 문서 작성에 바로 활용하기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오픈AI가 강조하는 코딩 성능과 환각 문제 감소를 체감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스캐터랩과 파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퀀텀 점프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이 있다고 들었지만, 서비스나 성능 자체는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반면, 체감 성능이 다른 모델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정부의 '독자 AI 모델' 사업에 참여 중인 김근교 NC AI 글로벌사업실장은 "성능은 좋아진 것 같지만, 국내 업체로서 솔직히 약간의 희망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두드러진 점으로 긴 컨텍스트 처리가 좋아진 점을 꼽았다. 그러나 코딩이나 비전 기능은 더 지켜볼 문제라고 밝혔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도 "면밀한 테스트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경쟁사 대비 특별히 성능적으로 우수한 점을 발견하긴 어렵다"라며 "GPT-5가 아니라, GPT-4.5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는 것이 어땠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최근 다른 모델의 성능이 대부분 높아져, 성능 차를 단번에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관계자는 비용을 강점으로 꼽았다. 심규현 렛서 대표는 "기존 모델 대비 성능 향상은 비슷하거나 소폭 향상 수준이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초기 벤치마크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리소스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기업도 "가격이 GPT-4.1에 비해 저렴한 것이 가장 유의미하다"라고 말했다.

오픈AI가 강점을 내세운 라우터, 즉 모델을 자동 선택해 주는 기능은 유용하지만 사용자의 선택권을 막는 점이라는 모순도 지적됐다. 라이너는 "유연성은 강화됐지만, 개인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전했다.

샘 알트먼 CEO도 이런 점 때문에 앞으로는 어떤 모델이 답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세민 기자 semim99@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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