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소식이 들여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메타가 슈퍼인텔리전스 랩 멤버들에게 수억달러의 몸값을 제시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인공지능(AI) 개발자가 인기 직종으로 올라서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AI나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메타에 입사한 고액연봉자 다수가 명문대에서 학위를 땄기 때문입니다.
취업도 잘 안되는데, 몇년 투자해서 고액 연봉을 받는 AI 개발자가 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물론, 이는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AI를 위해 박사 학위까지 따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구글에서 첫번째 생성 AI팀을 만든 인물이자 현재 인테그럴 AI의 창립자 겸 CEO로, 지난해 '초지능의 부상(The Rise of Superintelligence)'이라는 책까지 낸 자드 타리피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AI 열풍에 편승해 박사 학위를 따라고 권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박사 학위를 마칠 때쯤이면 AI 자체는 사라질 것이다. 로봇 공학에 AI를 적용하는 것조차 그때쯤이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아직 초기 단계인 생물학 분야 AI처럼 틈새시장에 뛰어들거나, 아예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라고 밝혔습니다.
42세의 타리피 CEO는 2012년 플로리다대학교에서 AI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 과정은 자신처럼 "이상한 사람만이 해야 하는 시련"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의 몇년 동안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라는 이유입니다. "이 분야에 진짜 열망이 있지 않은 한 박사 학위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돈만 보고 AI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며, 박사 학위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더 눈길을 끄는 것은 "AI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AI 관계자들이 산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대변합니다.
AI가 진짜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몇년 뒤에는 세상의 관심이 AI 자체가 아닌, 응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AI+X'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는 다른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기술 분야에서도 비슷했습니다. 초기에는 기술 자체가 주목받지만, 결국 이를 바탕으로 어떤 사업을 펼치는지로 관심이 옮겨 갔습니다.
타리피 CEO는 AI도 몇년 뒤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며, 현실에서 이를 통해 어떻게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 셈입니다.
실제로 오픈AI나 구글, 앤트로픽, 메타 등의 움직임을 보면 응용 애플리케이션 시대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들은 모두 올해부터 모델 개발만큼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GPT-5가 좋은 예입니다. 혁신적인 기술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겠다는 의도보다, 사용성 즉 코딩과 에이전트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사용자나 개발자들로부터 별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도, 기업 채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구글은 올해 목표를 제미나이 배포에 맞췄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지난해 말 내부 회의에서 ”내년에는 소비자 측면에서 제미나이를 확장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심지어 "모델 성능에서 항상 1위가 될 필요는 없지만, 제품으로서는 동급 최고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앤트로픽도 최근 “일부 경쟁사는 대중적인 소비자용 앱이나 영상 생성기나 밈 생성기를 먼저 내놓았지만, 우리는 그런 것에 전혀 집중하지 않고 있다”라며 B2B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첨단 모델의 성능이 거의 비슷해지며, 이제는 인공일반지능(AGI)보다 애플리케이션 경쟁으로 중심이 이동했다는 소식은 이미 몇차례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타리피 CEO도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성공을 생각한다면 응용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조언입니다.
그는 세상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밖에서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확신이 없다면, 무조건 '아니요'라고 말하고,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데 집중하라"라며 "훨씬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이 배우고, 변화하는 상황에 더 잘 적응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AI 업계에서 일한다고 모든 기술 세부 사항을 완벽하게 알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나는 AI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모른다"라며 "문제가 발생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렉 브록먼 오픈AI 사장도 비슷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공개된 한 팟캐스트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을 실제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는 스타트업이 앞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AI 래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도메인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춘 응용 AI 기업을 말합니다. 그는 "아직 따지 못한 과일이 너무 많다"라며 "중요한 것은 특정 분야를 이해하고 전문성과 관계를 쌓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헬스케어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이처럼 실리콘 밸리의 분위기는 최근 두어달 사이에 AI 애플리케이션을 거듭 강조하는 분위기입니다. 타리피 CEO와 같은 발언은 거의 매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 베테랑들이 학생과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젊은이에게 던진 말을 가볍게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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