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가장 괄목할 만한 향상을 보이는 분야 중 하나는 '영상'입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AI 영상은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데 의의를 둘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놀라울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AI 영상은 이제 TV 광고에도 사용되고, 넷플릭스는 AI를 드라마 제작에 활용했다고 밝힐 정도가 됐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새로운 AI 모델이 나오면 딸기(strawberry)에 'r'이 몇개냐고 묻는 것처럼, 영상 AI도 벤치마크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윌 스미스 스파게티 먹기' 영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2023년 생성한 영상과 2025년 버전을 비교하면, 동영상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단, 최신 버전도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스파게티를 씹는데, 바삭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AI는 스파게티가 어떤 식감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구글의 '비오 3'나 콰이쇼우의 '클링 2'를 비롯해 동영상 AI의 성능은 날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진짜 영상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트램펄린 타는 토끼들의 CCTV 영상이 대표적입니다.
비디오 트렌드를 분석하는 포스트 치타의 마크 가달라-마리아 공동 창립자는 "5년 전에는 AI 비디오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고, 1년 전만 해도 별로 쓸 만하지도 않았다"라며 "그리고 지금은 현실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워싱턴 포스트(WP)는 17일(현재시간) 초현실적인 영상들이 웹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를 생계로 삼는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난다고 소개했습니다. 'AI 슬롭(Slop)으로 돈 벌기'라는 제목입니다.
슬롭은 '쓰레기'를 말합니다. 즉, 인터넷에서 인기를 끄는 영상들은 매우 현실적이거나 미적으로 가치가 있다가 보다, 충격적이거나 매혹적인 것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토니 샘슨 에식스대학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교수는 "AI 영상은 진실성, 미적 가치, 생각을 자극하는 콘셉트로 경쟁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시청자를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산업 수준의 속도로 영상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충격과 매혹에 의존해 확산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AI가 콘텐츠 제작을 가속함에 따라 인간의 창의성은 필연적으로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최근 인터넷, 특히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는 AI 영상이 넘쳐납니다. 그중 '브레인롯(BrainRot)' 영상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영상이 인기를 얻자, 이를 생업으로 삼는 크리에이터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WP는 미국 아이다호에 사는 31세 대출 담당자 루이스 탈라베라와 카나리아 제도의 한 대학에서 일하는 29세 후안 파블로 히메네스 도밍게스, 피닉스에 사는 25세 크리에이터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들은 AI로 만든 영상이 인기를 끌자, 학교와 직장을 그만두거나 잠을 아껴가며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먹고 살 만큼 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수입은 월 수백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입소문을 타고 수십만건의 조회를 기록한 경우에 한합니다.
특히 도밍게스라는 크리에이터는 "몇달 전만 해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의 절반도 할 수 없었다"라며 "AI의 발전이 과거 우리를 가로막았던 기술적, 재정적 문제를 넘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첨단 기술로 영상이나 이미지를 조작해 돈을 버는 행위는 꽤 오래전부터 등장했습니다. 2010년대 후반 일부 아마추어들은 초창기의 조잡한 AI 도구를 사용해 '딥페이크 포르노'를 제작해 판매했습니다.
이에 앞서 1990년대에는 '데모신(Demoscene)'이라는 국제적인 서브 컬처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컴퓨터 게임 코드를 해킹해 변형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시작, 음악으로 확대된 현상입니다.
이처럼 30여년이 넘는 마니아들의 꿈을 이제 AI가 이뤄주는 단계에 달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해진 것을 말합니다. 그것도 음성적인 무대가 아닌 곳에서 말입니다.
이제 몇몇 사례는 돈을 버는 수준을 넘어, 국제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최근 등장한 벨벳 선다운이라는 가짜 록 밴드가 대표적입니다. 몇억짜리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대학생과 주부, 직장인과 실직자들은 이제 AI 비디오를 일종의 부업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4일 지속에 불과한 단기 트래픽을 따라, 영상을 쏟아낸다는 것입니다. 영상 제작 프롬프트나 강의로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또, 이 과정에 영상은 더욱 다양하고 세분된 형식으로 발전하며, 내용도 자극적인 쪽으로 변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정서적,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영상도 많습니다. 유튜브는 지난달 진짜가 아니며, 대량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하지만 제작자는 쉽게 새로운 계정을 만들거나 AI 도구를 사용해 금지된 동영상과 비슷한 동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모두를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달라-마리아 창립자는 "인간은 과장된 것에 끌린다. 그리고 AI는 그 점에 정말 능숙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언젠가는 AI가 인간 스토리텔링의 가장 강력한 매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18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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