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생성 인공지능(AI)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과 실리콘 밸리에서 지난해부터 AI를 도입하지 않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내용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런 AI가 열광의 대상이나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는 단계를 지나, 기업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핵심은 다른 기업들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넘어, AI에 기업의 역할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디 인포메이션은 23일(현지시간) 대다수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이 AI로 인해 완전히 변해버린 환경에서 집단적인 두려움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이 곳의 기업들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빠짐없이 AI를 도입했으며, 이제는 AI 에이전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일종의 '편집증'으로 표현됐습니다.
이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금방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HR과 재무 관리 앱 제작 전문인 오하라(Ohara)라는 스타트업도 최근에는 AI 에이전트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사의 브렉스턴 팸 CEO는 이을 "빠르고, 무자비하며, 실험적인 전환"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강자인 박스(Box)의 애런 레비 CEO는 "이제 비즈니스의 규칙이 완전히 변했다"라며 "기업들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결정하고 끊임없이 변화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현재 실리콘 밸리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기술 업계에서는 거의 아무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비즈니스에서는 두려움이 특이한 일은 아닙니다. 앤디 그로브 전 인텔 CEO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모든 기업에 도전하는 위기를 활용하는 법'이라는 베스트셀러를 1980년대 냈습니다. 기업은 끊임없이 실존적 위기를 겪으며, 리더들은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는 지나치게 올라간 빅테크의 주가와 데이터센터에 투자된 막대한 비용에 따른 것입니다. 아직 대부분 스타트업은 AI가 사업의 변곡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오픈AI처럼 성장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유망 스타트업에 과거에는 엄두도 못 냈던 엄청난 자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엄청나다는 말입니다.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은 기존 경쟁자 외에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하고, 이를 따라잡지 못할지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는 AI 모델에도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투자자는 "GPT-5 출시를 앞두고 거의 모든 창업자가 회사와 앱 전체가 해왔던 일을 AI가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을까 봐 겁에 질려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AI 기술은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기존 작업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잘 작동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AI에서 잠시 눈을 떼면, 실리콘 밸리에서는 도태된다는 강박감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링크드인 설립자인 리드 호프먼은 "AI가 주변의 모든 것을 재고하게 했다"라며 "'인지 산업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모든 변화는 고통스럽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심지어 실리콘 밸리에서는 최근 음주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AI 도입에 따른 강박과 끊임없는 노동이 모든 오락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슈퍼파워를 창립한 25세의 맥스 마르키오 CEO는 "나는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일주일에 100시간 정도 일한다"라며 "여행도 안 가고, 휴가도 가지 않고 당분간 더 많은 것을 희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영영 다른 곳을 능가할 기회가 없다며 "인생에서 가장 큰 압박감을 느낀다"라고 털어 놓았습니다.
이처럼 AI는 기업가나 투자자에게 큰 기대와 흥분을 안겨줬지만, 압박도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AI가 차별점을 없애버린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키스 라부아 코슬라 벤처스 파트너는 "벤처 캐피털이든 기업가든, 차별화 요소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는 그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AI로 인한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이 정도로 몸부림을 친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AI는 모델 성능 향상을 넘어, 실제 도입 성공 사례를 만드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말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밤잠을 설치며 경쟁자를 살피고 기술에 매달리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같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실리콘 밸리는 실제로 그렇게 성장해 왔습니다.
이어 주말 주요 뉴스입니다.
■ 머스크 "AI로만 운영되는 소프트웨어 회사 '매크로하드' 설립할 것"
코딩 AI와 에이전트가 발전하면, 인간 없이 AI로만 구성된 소프트웨어 기업 설립도 가능할 것이라는 머스크의 말입니다. 회사명도 소프트웨어 최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를 패러디했습니다. 회사 등록도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 "GPT-5는 LLM '한계' 보여주는 사례...에이전트가 돌파구 될 것"
세계 최초로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던 데이비드 루안이 최근 LLM 향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이제 모델의 성능은 지식이 아니라 실행 능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AI의 애플리케이션 능력이 거듭 강조되고 있습니다.
■ 애플, '통합 시리'에 제미나이 탑재 검토...다음 달 최종 결정
애플이 시리에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결국 애플도 삼성처럼 자체 모델 대신 다른 회사 모델을 가져다 쓴다는 것인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의 AI 격차를 금방 따라잡을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