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최대 수억달러를 내세워 실리콘 밸리의 인공지능(AI) 인재를 모은다는 사실은 지난 두어달 동안 최고의 화제였습니다.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 등은 걱정 반, 질투 반 심정으로 이를 지켜봤습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메타를 돈으로 모은 용병 집단에 비유하며, 이런 전략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돈보다 사명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포스트 머니' 개발자가 꽤 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슈퍼인텔리전스 랩(MSL) 구성 문제로 메타의 기존 인원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는 말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며칠 전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MSL 멤버들이 갑자기 10배가 넘는 연봉을 받으며 NBA 슈퍼스타급이 된 것입니다.
돈도 돈이지만, 자존심도 크게 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기존 라마 개발 팀은 실패자 낙인이 찍혔습니다. 앞으로 연구를 진행할 때 컴퓨팅 리소스는 MSL 중심으로 배분될 것이 뻔합니다.
컴퓨팅 리소스는 연구원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해 오픈AI에서 안전 연구를 총괄하던 얀 라이케는 "지난 몇달 동안 컴퓨팅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라며 회사를 떠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현재 메타에는 AI 모델 개발 조직이 크게 3개 있습니다. 기존에 라마를 개발하던 생성AI(GenAI) 팀과 얀 르쿤 수석 과학자를 중심으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FAIR, 그리고 이번에 신설된 MSL 등입니다.
이중 관심을 모았던 르쿤 수석과 FAIR는 새 조직과 무관하게 기존 연구를 이어가는 것으로 정리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생성AI 팀은 처지가 다릅니다.
MSL이 생긴 이유가 자체가 이들이 내놓은 라마 4가 별 반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MSL에서 라마 개발 팀 중 핵심 인원 9명을 추려, TBD 랩이라는 조직을 신설하고 라마 4.5 개발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여기에서도 제외된 인원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는 뻔합니다. 이미 일부는 회사를 이탈했고, 나머지도 그럴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부 인원 영입을 시도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전직 메타 연구원은 "외부인을 데려와 10~50배 더 높은 보상을 주는 것은 저커버그가 기존 직원들에게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AI 직원들이 다른 회사 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다른 직원들은 MSL에 자리를 얻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메타는 퇴사하겠다고 위협하는 직원에게 역제안하지 않으며, 과거에도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숨겨진 의도가 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라마 4 개발에 참여했던 로한 아닐이라는 연구원은 X를 통해 "메타에는 정말 훌륭한 연구자들이 있다. MSL에 속하지 않은 연구자들에 대한 대우는 형편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앤트로픽에 합류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메타의 저명한 연구 과학자인 로렌스 판데르 마텐도 앤트로픽에 합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4년까지 메타에서 수석 엔지니어링 책임자를 맡았던 에릭 마이어는 X에 "모든 행동에는 반응이 따른다. SI 팀을 만들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메타 내부의 모두가 MSL에 대해 비판적인 것은 아니며, 저커버그 CEO로서는 경쟁에서 뒤처지기 전 결단을 내린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을 내린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부는 저커버그 CEO가 새롭게 판을 짜려면, 기존 멤버들이 나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문제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또 특별한 것은 없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는 MSL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내놓을 모델이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뻔합니다.
GPT-5 출시에서 드러나듯, 프론티어 모델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MSL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더 주목됩니다.
이어 13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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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