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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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가 지난 주 앤트로픽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순방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이 미국 AI 기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앤트로픽이 지난 2일 발표한 130억달러(약 18조원) 신규 투자 라운드에는 카타르투자청(QIA)이 주요 투자자로 포함됐다.

모하메드 알 하르단 QIA 기술·미디어·통신 담당 책임자는 앤트로픽의 기업용 AI·코딩 자동화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앤트로픽은 기업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라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앤트로픽은 그동안 중동 자금 유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지난 7월 사내 메일을 통해 “중동 투자는 독재자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지만, 나쁜 사람이 이득을 봐선 안 된다는 원칙만으로는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다”라며 오일 머니 유치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경쟁사들은 중동 자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UAE의 MGX는 오픈AI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투자했고, xAI는 QIA와 MGX는 물론, 사우디의 킹덤 홀딩스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QIA는 이번 앤트로픽 투자에서 걸프 국가 중 유일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10년간 미국에서만 5000억달러(약 7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 기술 분야에서 최대 25건의 거래를 계획 중이며, 투자 대상은 반도체·미디어·데이터센터·소프트웨어 등으로 광범위하다. 하지만, 알 하르단 책임자는 “많은 AI 기업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고 본질적인 위험이 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QIA는 최근 소수 지분 투자 위주로 접근하고 있으며, 건당 투자액도 평균 1억달러(약 1400억원)수준으로 줄였다. 예외적으로는 지난해 데이터브릭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또 미디어 영역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하르단 책임자는 “음악과 사진,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이 가장 흥미로운 분야”라며 할리우드 제작사 노스 로드(North Road Company)와 연계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AI 모델 개발 기업을 잠재적 투자 대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각 기업은 다른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지금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결국 수익성 있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동의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평가했다. 또 카타르의 실리콘 밸리 영향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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