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하는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세마포는 1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UAE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G42가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과 데이터센터인 ‘AI 캠퍼스’ 참여를 놓고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으나, 구글이 협상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대상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xAI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데이터센터 컴퓨팅 용량을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G42는 동시에 미국 기업들을 통해 컴퓨팅을 공급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즉, 데이터센터에 칩을 공급할 협상 대상에도 AMD, 세레브라스 시스템, 퀄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포함됐다. 특히 G42는 세레브라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 확대가 유력하다는 평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 모델은 이른바 ‘디지털 대사관(Digital Embassies)’ 개념이다. G42는 각국 정부에 자연재해나 사이버 범죄 위험을 줄이고, 에너지·토지 비용이 높은 국가에 비해 저렴한 대안으로 UAE에 데이터를 보관하도록 제안할 계획이다.

UAE-미국 AI 캠퍼스는 총 5기가와트(GW) 규모로, 미국 외 최대 AI 인프라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부다비 방문 중 공식 발표됐다. 캠퍼스는 인구 약 29억명이 거주하는 반경 2000마일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서비스 속도와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미 1GW 규모는 오픈AI가 확정했다. 오픈AI는 아부다비 국영 기업 MGX, 일본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미국 외 첫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를 해당 부지에 건립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GB300’ 시스템을 활용하며, 2026년 1단계로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스타게이트는 프로젝트 전체 규모의 약 20%에 해당한다.

중동의 AI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인접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PIF)가 지원하는 휴메인을 통해 2030년까지 1.9GW, 2034년까지 6GW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할 계획이다. 휴메인은 “기존 및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의 용량 판매는 이미 모두 매진됐다”라고 밝혔다.

UAE는 미국산 칩에 전폭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G42 캠퍼스에서 생산되는 컴퓨팅 파워 역시 미국 고객들이 소비하고 판매하게 된다.

반면, 사우디는 미국 기술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도 열려 있다. 최근에는 중국 하드웨어 기업 레노버와 서버 제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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