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CEO가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도 않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테슬라의 미래 기업 가치의 최대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고하는 등 새로운 마스터 플랜을 공개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헛소리에 가깝다는 혹평을 받았다.
머스크 CEO는 1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가치의 약 80%가 옵티머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중반에도 옵티머스가 테슬라를 25조달러 규모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당시 S&P 500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테슬라는 중저가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 노후화된 전기차 라인업, 머스크 CEO의 정치적 논란 등으로 몇분기째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머스크 CEO는 이에 대응해 “미래를 바라봐 달라”라며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반 로보택시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도 “테슬라는 현실 세계 AI 분야에서 단연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모두 경쟁력을 갖춘 상태가 아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아직 샌프란시스코에서 제대로 된 테스트를 시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구글의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뉴욕 진출을 앞두고 있다. 또, 5월 기준 1000만 유료 탑승을 달성했다.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고(Apollo Go)'도 상용화 단계다.
Those are the biggest factors.
— Elon Musk (@elonmusk) September 1, 2025
~80% of Tesla’s value will be Optimus.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도 경쟁도 치열하다. 여기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어질리티 로보틱스, 앱트로닉, 1X, 피규어 등이 버티고 있다. 특히, 유니트리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올해에만 수십만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머스크 CEO는 올해 테슬라가 옵티머스 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현재 생산량은 수백대에 그쳤다. 여기에 옵티머스 사업부를 총괄하던 밀란 코바치 부사장이 6월 퇴사, 인력 공백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를 통해 “테슬라는 AI를 현실 세계에 구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전기차·에너지 제품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한 기술 혁신의 기반을 다져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는 2006년 처음 발표한 마스터 플랜에 따라 전기 스포츠카 개발과 저가 모델 확장 등 핵심 목표는 달성했으나, 2016년 공개한 두번째 플랜은 완전히 달성되지 않았다. 특히, 2023년 발표한 세번째 플랜은 “대부분 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라는 혹평을 받았다.
이번 4번째 계획에 대해 테크크런치는 "헛소리처럼 들린다"라고 비판했다. 더 버지는 "AI 엉터리"라고 표현했다.
특히, 옵티머스의 사업화 계획은 여전히 "2026년 하반기부터 타사에 공급 가능할 것"이라는 수준의 대략적인 추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