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드론 군집(swarm) 기술이 전쟁 양상을 바꿀 차세대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단일 드론이 아닌 다수의 무인기가 협력하며 적 방어망을 압도하는 방식으로, '전장 혁신의 분수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독일 합작 스타트업 오테리온(Auterion)이 최근 ‘드론 스웜 스트라이크 엔진(Drone Swarm Strike Engine)’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은 ‘네믹스(Nemyx)’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별 드론을 하나의 통합된 전력으로 변환한다. 오테리온은 올해 말까지 미국 국방부 계약에 따라 AI 드론 ‘스트라이크 키트’ 3만3000여대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예정이며, 이 장비들은 네믹스로 업그레이드돼 군집 공격에 투입된다.

로렌츠 마이어 오테리온 CEO는 “군집 드론은 방어 체계를 포화시키는 전술”이라며 “세계 각국 군이 모두 경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군집화된 드론은 병사 한명이 여러대를 동시에 조종할 수 있어, 적 방어망을 우회하고 압도하는 새로운 공격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독일 스타트업 헬싱도 최근 소프트웨어 전문 시스템매틱과 손잡고 군집 기술을 발표했다. 군드버트 셰르프 헬싱 공동 창립자는 “군집의 핵심은 단일 병력의 전투력을 수십배로 증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집 드론 실험은 2016년 미 해군이 전투기에서 마이크로 드론을 투하하며 시작됐다. 중국도 2017년부터 대규모 군집 드론을 선보여 왔다.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Shahed) 드론을 무더기로 투입,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압도하는 방식으로 군집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스타트업들이 군집 드론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키이우 기반의 스워머(Swarmer)는 자신들의 기술이 8만2000건 이상의 전투 작전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세르히 쿠프리옌코 스워머 CEO는 “군집은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라며 “드론들이 자율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공격 시점을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실제 전투 데이터, 이른바 ‘범용 군사 데이터셋(Universal Military Dataset)’을 독점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본다. 대규모 전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모델 훈련이 군집 기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만, AI가 전투 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을 떠맡게 되며 인간 통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법은 인간 개입이 전혀 없는 완전 자율 무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헬싱은 “우리는 반드시 인간이 최종 통제권을 갖도록 설계했다”라며 “유럽의 가치와 규정에 기반해 개발했다”라고 강조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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