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공격 드론 ‘MS001’ (사진=블라디슬라프 클로치코프)
자율 공격 드론 ‘MS001’ (사진=블라디슬라프 클로치코프)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러시아의 ‘킬러 드론’을 만드는 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블라디슬라프 클로치코프 우크라이나 육군 소장은 러시아가 인공지능(AI)과 열화상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자율 공격 드론 ‘MS001’을 전장에서 실전 배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드론이 “스스로 보고, 분석하고, 판단해 명령 없이 타격을 가하는 완전 자율 전투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MS001은 기존 드론처럼 단순히 사전 입력된 좌표를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목표를 인식하고 그중 가장 가치 있는 표적을 선택해 공격 경로를 조정한다. GPS가 교란되거나 목표물이 이동해도 적응하는 능력을 갖췄다. 클로치코프 소장은 “단순한 확률형 무기가 아니라 디지털 포식자(digital predator)”라고 표현했다.

특히, 이 드론의 두뇌를 담당하는 장치에는 엔비디아의 '젯슨 오린(Jetson Orin)' 모듈이 탑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AI 연산, 영상 처리, 물체 인식 기능을 탑재한 고성능 엣지 컴퓨팅 장치다.

젯슨 오린 외에도 다양한 첨단 부품이 장착돼 있다. 열화상 센서는 야간이나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도 목표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CRPA 안테나가 탑재된 GPS 시스템은 위성신호 위조(spoofing)에 대응해 안정적인 위치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또 FPGA 칩은 드론 내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동작할 수 있는 적응형 논리 처리를 지원하며, 무선 모뎀은 텔레메트리 기능뿐만 아니라 드론 간의 군집(swarm) 통신까지 담당해 전장 환경에서의 협력 작전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구성 덕분에 MS001은 단독 작전뿐만 아니라 드론 군집 형태로도 운영되며, 우크라이나 전자전과 기존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이 모듈이 교육 및 개발용 소비자 제품이며, 군사용으로 설계되지 않았으며 러시아에 수출된 일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유통업체가 발견되면 즉시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사례도 서방의 기술 제재가 러시아나 중국, 이란 등으로의 유입을 완전히 막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클로치코프 소장은 대응 체계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리는 러시아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관성과 싸우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느린 대응을 지적했다. 빠르게 진화하는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도 신속하게 개발·배치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러시아가 또 다른 AI 자폭 드론 'V2U'에 엔비디아 젯슨 오린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이 드론은 중국산 부품을 다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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