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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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챗GPT' 전용 하드웨어 제작을 위해 애플의 디자인, 제조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것은 물론, 애플의 중국 공급망과도 접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개발 중인 전용 하드웨어의 폼팩터는 물론, 다양한 제품 추가 제작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디 인포메이션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전·현직 애플 직원들을 인용, 오픈AI가 애플 출신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을 대거 확보한 것은 물론, 애플이 수십년간 구축한 중국 공급망을 활용해 하드웨어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지난 5월 조니 아이브 전 애플 디자인 총괄과 아이폰 및 애플워치 제품 디자인을 이끌었던 탱 탠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오(io) 프로덕트를 65억달러(약 9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아이브와 탠을 중심으로 애플 출신 인재들을 대거 끌어모았다는 내용이다. 링크드인 프로필 분석에 따르면 올해만 20명 이상 애플 출신이 오픈AI로 옮겼으며, 이 중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웨어러블, 카메라, 오디오 등 핵심 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애플에서 15년간 근무하며 시리 음성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참여한 사이러스 다니엘 이라니, 제조 디자인을 담당했던 매트 티오볼드, 애플워치 하드웨어 팀의 핵심 인력이었던 에릭 더 종 등이 대표적이다. 오픈AI는 경쟁력 있는 주식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며 일부 인재에게는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웃도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픈AI는 중국의 주요 아이폰 및 에어팟 조립업체인 럭스셰어(Luxshare)와 최소 하나 이상의 기기 조립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팟과 홈팟, 애플워치를 조립하는 중국 기업 고어텍(Goertek)에 제품에 사용될 스피커 모듈 등의 부품을 공급 요청했다고 전해졌다.

오픈AI와 접촉한 일부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기기가 디스플레이가 없는 스마트 스피커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알려진 바와 같은 내용이다. 새로운 기기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외부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디스플레이는 없으며 스피커로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형태로 알려졌다. 이 기기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출시가 목표다.

또 관계자들은 오픈AI가 스마트 안경과 음성 녹음기, 웨어러블 핀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비슷한 움직임이다. 

특히 인원 영입은 애플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직원은 더딘 제품 개선과 관료주의에 불만을 품고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최근 중국에서 예정됐던 공급망 관련 임원 회의를 돌연 취소했는데, 이는 오픈AI로의 추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오픈AI의 행보가 애플의 미래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 매출의 70% 이상이 기기 판매에서 발생하는 만큼, AI를 중심으로 한 신형 기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오픈AI는 애플과 협력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시리'와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에 오픈AI 모델을 통합하고 있으며, 차세대 시리 개편을 위한 협력 심화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오픈AI가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높이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픈AI는 중국의 인공지능 정책을 비판해 왔으며, 중국군과 연계 의혹이 제기된 기업들을 경계해 왔다. 하지만, 애플은 매출 16%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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