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와 지금까지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AI) 기술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날 딜로이트는 호주 정부 계약 보고서에 AI가 생성한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를 환불해 주겠다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앤트로픽은 6일(현지시간) 딜로이트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 ‘클로드’를 전 세계 47만여명 딜로이트 직원에게 도입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파트너십을 본격 확대한 것이다.
딜로이트는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회계사, 개발자, 컨설턴트 등 직군별 맞춤형 ‘클로드 페르소나(Claude Persona)’ 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클로드 센터 오브 엑설런스(Claude Center of Excellence)’ 를 통해 AI 기술을 업무에 신속히 적용하고, 생산성과 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폴 스미스 앤트로픽 최고 상업책임자(CCO)는 “양사는 재정적·기술적 측면에서 모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라며 “딜로이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클로드의 산업별 활용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이번 확장을 통해 금융, 헬스케어, 공공 서비스 등 규제 산업용 AI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규제가 엄격한 산업 분야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배포하는 것이다.
이번 계약은 앤트로픽의 최근 성장세를 반영한다. 지난 9월 시리즈 투자로 130억달러(약 18조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1830억달러(약 259조원)를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기업용 코딩 시장의 급격한 확대로 올해 안에 해외 인력을 세배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딜로이트는 호주 정부로부터 AI 환각이 포함된 보고서에 대한 환불 조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묘한 대조를 이뤘다.
호주 고용·노동 관계부는 딜로이트가 올해 초 수행한 43만9000호주달러(약 4억원) 규모의 ‘독립 보증 검토(Independent Assurance Review)’ 보고서에서 존재하지 않는 학술 자료 인용 등 AI가 만들어낸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보고서 일부에는 "정부의 라이선스를 받은 생성 AI 모델(애저 오픈AI GPT-4o) 기반 도구를 활용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 사례는 AI 환각 때문에 발생한 최대 규모의 환불 사태로 꼽힌다.
딜로이트는 보고서 업데이트를 통해 오류를 수정했다고 인정했다. 또 "업데이트는 보고서의 실질적인 내용, 조사 결과 및 권장 사항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