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민간 자본 유치에 나섰다. 기술 산업의 자금 조달 방식에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는 평이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메타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하이페리온(Hyperion)’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위해 약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일 민간 자본 거래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새로운 금융 구조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같은 내용을 전한 바 있는데, 당시 거론된 290억달러보다 액수가 조금 늘어났다.
이에 따르면, 메타는 대체 자산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과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의 공동 소유권을 확보했다.
메타는 전체 지분의 20%만을 보유하며, 나머지는 블루아울이 소유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은 모건스탠리가 주관했으며, 약 270억달러의 부채와 25억달러의 지분 투자를 포함한 ‘특수목적법인(SPV)’ 구조를 통해 진행됐다.
이 구조는 메타가 직접 차입하지 않고 별도의 법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부채가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메타는 개발자이자 운영자, 임차인 역할로 참여한다.
이 시설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메타는 약 60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자체 건설 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에는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PIMCO)가 주도적 역할을 맡았으며, 앵커 대출자로 참여했다. 발행된 채권은 만기 2049년, 미국 국채 금리에 2.25%포인트를 더한 약 6.8% 금리로 책정됐다. 신용평가사 S&P는 해당 채권에 투자등급인 A+를 부여했다. 거래가 체결된 직후, 채권은 액면가를 넘어 105센트에 거래되며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였다.
하이페리온은 총면적 약 370만㎡(400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완공 시 최대 5기가와트(GW)의 전력을 소비할 전망이다. 이는 약 4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전력회사 엔터지(Entergy)는 2028년 말까지 3G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망 및 변전소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메타가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모델로 평가된다. 보험사와 기관투자자들이 물리적 자산에 연계된 채권을 선호하며, 이런 투자 방식은 빅테크 업계 전반으로 확산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CEO의 xAI도 비슷한 방식으로 약 200억달러(약 28조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거래를 통해 AI 인프라 금융 부문에서 위치를 강화했다는 평이다. 앞서 xAI의 회사채 발행을 자문한 데 이어, 최근 블랙록이 주도한 400억달러(약 57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인수 자금 조달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한편, 메타는 이번 루이지애나 프로젝트 외에도 텍사스 엘파소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입해 또 다른 GW급 데이터센터를 착공했으며, 오하이오주에서도 대형 설비를 건설 중이다.
이처럼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xAI, MGX 등이 참여한 투자 컨소시엄이 얼라인드 데이터 센터(Aligned Data Centers)를 40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또, 오픈AI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 오라클 등과의 파트너십으로 26GW에 달하는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게 됐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