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euralink).
(사진=Neuralink).

뇌에 칩을 심은 원숭이들이 머릿속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 같은 엉뚱한 상상이 현실로 이뤄질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디오 전용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Clubhouse)’에서 뉴럴링크(Neuralink)가 원숭이 뇌에 무선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16년에 설립한 뇌신경과학분야 스타트업이다. 일론 머스크는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원숭이의 뇌에 비디오 게임과 연결되는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험 대상인 원숭이에 대해 “행복해 보인다“면서 미국 농무부(USDA)의 한 조사관이 뉴럴링크 연구소를 지금껏 본적 없는 가장 좋은 원숭이 시설이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뉴럴링크의 시설이 미국의 규제 요건을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뉴럴링크가 동물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해 8월 뇌에 칩을 심은 돼지를 선보여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돼지에 이어 이번에는 원숭이의 뇌에 칩을 심은 것이다.

(사진=Neuralink 유튜브).
(사진=Neuralink 유튜브).

이로써 궁극적으로 사람의 뇌 속에 칩을 이식하려는 목표에 한층 더 다가간 셈이다. 뉴럴링크는 단기적으로 뇌 질환‧질병 치료 등에 자사의 무선 칩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기적 목표는 훨씬 더 야심차다. ‘인간과 AI의 공생’이라는 개념에서부터 머스크가 ‘개념적 텔레파시(conceptual telepathy)’라고 부르는 것에 이르기까지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인간이 복잡한 일련의 개념에 대해 생각할 때 이를 압축하지 않고 직접 다른 사람에게 전달함으로써 의사소통의 질과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그는 심지어 뇌 속 상태를 저장해 죽은 뒤에도 다른 사람의 몸이나 로봇 몸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이 될 지 사람이 될 지 혹은 다른 무엇이 될 지 결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다소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도 꺼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물론 이 같은 미래기술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생각‧의식을 다운로드하거나 전송할 때 일부 기억‧자의식 상실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을 것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다음 달에 뉴럴링크의 연구 진행 상황을 좀더 자세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약 한 달 후면 칩을 심은 원숭이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한편 뉴럴링크 외에 다른 기업과 연구기관에서도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BCI) 연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추세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9년에 신경 인터페이스 스타트업인 컨트롤랩스(CTRL-Labs)를 인수하고,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 헤드셋 장치를 이용한 BCI 관련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호주의 멜버른대 연구진이 작은 클립 크기의 소형 뇌 장치(Stentrode™)를 개발, 정맥을 통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법을 발견해 눈길을 끌었다. 또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도 지난해 3월 뇌파를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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