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수많은 산업에 영향을 끼쳤지만, 특히 의료 분야에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을 해내고 있다. 특히, 난치성 질환으로 손꼽히는 암(cancer)의 진단 영역에서 AI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조직병리학은 하나의 세포를 분리해 암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하므로 암 치료의 중요한 첫 관문이다. 그동안 조직 병리 영상은 현미경을 통해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고 판독했다. 이런 단순한 테스트는 복잡한 세포의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훈련을 거듭한 인공지능이 이 분야에 도입되면서, 인간 의사가 자칫 착각에 빠질 수 있는 의료 편향적 시각을 제거하고, 그 결과에 대한 참값의 진실성을 높여주는 통찰력을 발휘해 오진의 위험은 더욱 낮아지는 반면에 환자의 생명은 연장되고 있다.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오진율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치료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미래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3D프린터 등이 결합하고, 여기에 양질의 데이터들이 축적되면, 인간 의사들의 진단 영역을 AI가 대신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진단 이미징 장비의 대표 격인 CT, MRI, 심전도 등의 기술도 인공지능에 힘입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인공지능에 의해 더 정밀해졌을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빠르고 저렴해졌다.
이렇게 진단 및 영상 연구의 품질과 해석능력이 향상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 및 임상적·법적 관점에서 의료 안정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AI, 심방세동 사전 예측에 성공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좌우 심방이 매우 빠른 속도로 불규칙하게 수축해 가늘게 떠는 상태를 의미한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뇌졸중 또는 심부전 위험이 커진다. 그런데 이 심방세동 환자에 대한 희소식이 들리고 있다. AI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15일 의료 전문 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는 인공지능 기법이 심방세동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심방세동의 여파는 뇌로 이동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심장의 응괴 형성을 초래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과 MIT 및 하버드 브로드 연구소의 연구팀은 심방세동 환자를 식별하기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 연구 논문을 권위 있는 심장의학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 (Circulation)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MGH에서 1차 진료를 받는 45,77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전도(심장의 전기 신호를 기록하는 비침습적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5년 이내에 심방세동의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반 방법을 만들어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총 83,162명의 사람을 포함한 세 개의 큰 데이터 세트에 그들의 방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AI 기반 방법은 스스로 심방세동 위험을 예측했으며, 심방세동 예측을 위해 알려진 임상 위험 인자와 결합했을 때 그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방법은 이전에 심부전이나 뇌졸중이 있었던 사람들과 같은 개인의 부분 집합에서도 매우 큰 예측 효과를 기록했다.
“우리는 심방세동의 위험이 가장 큰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심전도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선임 저자인 스티븐 A는 말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심장 전기생리학자이자, 공동저자인 샨 쿠르시드(Shan Kurseed)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임상의가 심방세동의 중요한 위험 요소를 수정해 발병 위험을 완전히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 책임자인 앤서니 필리파키스(Anthony Philipakis) 박사는 “데이터 과학 기술의 폭발적 증가와 현재 이용 가능한 많은 양의 임상 데이터를 통해 머신러닝은 임상의와 연구자들이 심장 치료를 개선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데이터 과학자이자, 전직 심장병 전문의로서, 나는 머신러닝 기법이 어떻게 작동해 심방세동의 위험을 예측하고, 그 질환을 앓는 환자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되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ML, 당뇨 변수 탐지에 큰 도움
지난 10월 26일 래디올로지 비즈니스(Radiology Business)는 인공지능과 짝을 이룬 전신 자기공명영상(MRI)은 추가 데이터 없이 제2형 당뇨병을 발견한다고 보도했다.
비만과 체질량지수는 질병의 발병 위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복부의 깊은 곳에 있는 ‘비세랄’지방은 피부 근처에 있는 다른 종류보다 더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연구원들은 의사들이 MRI 영상을 통해 체지방 패턴을 평가함으로써 2형 당뇨병을 발견할 수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T2D 판별의 경우 87%, 당뇨 이전의 경우 68%의 수신기 연산자 특성 곡선 아래 영역을 기록함으로써 초기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의 결과는 당뇨병이 추가적인 데이터 없이 전신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탐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독일 튀빙겐 대학의 실험방사선학 부문 책임자인 프리츠 쉬크(Fritz Schick) 의학 박사는 의료 학술지 ‘JCI Insight’에 썼다.
머신러닝 기법은 거의 2400개의 T1 가중치 전신 MRI 이미지 데이터 세트에서 당뇨병 관련 변수를 탐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스캔은 경구 포도당 내성 검사를 통해 대사 검사를 받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수행됐으며, 이는 당에 대한 신체의 반응과 T2D 스크린에 대한 측정을 위해 사용됐다.
과학자들은 또한 성별, 나이, 체질량지수, 인슐린 민감도, 당뇨 前 등과 같은 다른 요인들에 대해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모델 결과에 대한 분석은 아랫배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 당뇨병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라고 이 대학 내과 대학의 공동저자인 로버트 와그너(Robert Wagner) 교수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료에서 말했다.
MRI는 또한 신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아형 질환과 함께 당뇨 전 환자 일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현재 인공지능을 통해 T2D 원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치료법과 예방 조치를 정확히 파악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GAN으로 정확한 합성 CT 얻어
지난 11일 이미징 기술 뉴스 ITN 온라인 닷컴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고 CT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는 뉴스를 전했다. 즉, 두개골을 열지 않고, 뇌의 특정 부위에 초음파 에너지를 전달해 퇴행성 운동 장애, 난치성 통증, 정신장애 치료 등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치료는 뇌 병변을 찾을 수 있는 이미지 기반 기술로 수행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사용해 환자의 두개골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이는 자기공명영상(MRI)만으로는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진은 CT 스캔을 활용하는데 초음파를 두개골을 통한 병변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어 이미지를 얻는다. 그러나 소아와 임신 환자에게 방사선 노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CT 스캔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은 MRI 영상을 기반으로 CT 영상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시뮬레이션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MRI만으로 뇌 경간 초점 초음파 시술이 수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존의 MRI 영상은 두개골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의료 분야에서 널리 사용할 수 없는 MRI 또는 영상 프로토콜을 위한 특수 코일이 필요했다. 그 대안으로 인공지능 기반 CT 영상 획득에 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았지만, 그 임상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 KIST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얻은 CT 영상이 임상적 효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KIST 연구팀은 의료 분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미지 중 하나인 T1 가중 MRI 영상에서 비선형 CT 변환 과정을 학습하는 3차원 조건부 적대적 생성 네트워크(GAN)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CT 영상의 하우스필드(Hounsfield) 단위 픽셀 변동 오류를 최소화하는 손실 함수를 고안했으며, Z점수 정규화, 부분 선형 히스토그램 일치 등 MRI 영상 신호의 정규화 방법에 따라 합성 CT 영상의 화질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GAN 성능을 최적화했다.
이 연구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초음파 치료를 위해서 각 환자의 두개골 밀도 비율과 두개골 두께를 사전에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두개골 요인을 합성 CT를 통해 얻었을 때, 두 요인 모두 실제 CT와 0.90 이상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고, 모의 초음파 치료를 수행했을 때, 초음파 초점 거리의 오차는 1mm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두개골 내 최대 음향 압력의 오차는 약 3.1%, 초점 체적 유사성은 약 83%였다. 이는 MRI 영상만으로 두개골 초점 초음파 치료 시스템을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KIST의 김형민 박사는 “환자들은 방사선 피폭에 대한 걱정 없이 집중적인 초음파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추가적인 영상 촬영과 정렬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의 업무량을 감소시켜,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초음파 파라미터 및 변환기와 관련된 오류를 식별하고, 신체 여러 부위에 인공지능 CT를 적용할 가능성을 이해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치료 기술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황반변성 치료 반응 예측
전 세계 성인들이 시력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은 당뇨병성 망막증으로 알려져 있다. 약 4억 명 이상이 당뇨로 시력을 상실한다. 인구가 많은 인도의 경우, 안과 의사가 12만 명 이상 부족해 전체 환자의 45%가 진단받기도 전에 실명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8일 사이언스 데일리는 인공지능이 당뇨와 관련된 시력 손실에 대한 치료 결과를 예측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AI 기반의 새로운 접근법은 망막 영상을 분석해 언젠가 의사들이 당뇨성 황반부종으로 인한 시력 손실을 가진 환자들을 위한 최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제는 당뇨성 황반부종의 치료제 1선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비용이 많이 드는 여러 번의 주사가 필요하므로 치료의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사전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시나 파르시우(Sina Parciu) 듀크대 연구팀장은 “망막의 광학 결핍단층촬영(OCT)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환자가 항 VEGF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예측은 임상의들이 특정한 질병 상태에 근거해 환자들을 위한 첫 번째 치료법을 더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견해를 밝혔다.
파르시우와 그의 연구 동료들이 OSA 저널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Biomedical Optics Express)'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알고리즘은 단 한 번의 시술 전 체적 스캔을 분석해 환자가 항 VEGF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파르시우는 “우리의 접근법은 불필요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시행착오 치료를 방지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상당한 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안과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알고리즘은 신생혈관 노화와 관련된 황반변성을 포함해 많은 다른 눈 질환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도록 적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 반응 예측 연구진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다양한 측면이나 물체에 중요성을 부여해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일종인 새로운 합성곱 신경망(CN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원들은 향후 계획에 대해“아직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더 큰 관찰 실험을 실시해 이번 시범 연구의 결과를 확인한 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AI타임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5@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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