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개최하고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 주관한 글로벌 AI 컨퍼런스 'AICON 광주 2021'이 16일 개막됐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염두해 온·오프라인과 메타버스 전시까지 병행됐다. 야심차게 개막됐지만 컨퍼런스 첫 날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사실상 '흥행 참패'라고 평가된다. 이에 행사 주관사인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의 준비과정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AI 사업을 놓고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고 싶은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컨퍼런스에는 '세상의 AI, 빛나는 이곳에서'를 주제로 AI 강국으로 불리는 7개 국가에서 30여명의 연사들이 참여했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은 본 행사를 공식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했다. 그렇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동시 접속 시청자 수 30명을 넘지 못했다. 첫 날 강연이 모두 끝난 직후 온라인 상 조회수는 130회에 그쳤다.
통상 지자체 행사의 생중계 영상 송출을 위해 사용되는 외주 제작비는 1,5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비춰보았을 때 유튜브 클릭 한 번에 약 11만원이 쓰인 셈이다. 이처럼 국내 연구자들과 전 세계인들을 겨냥해 진행한 유튜브 중계에서의 처참한 성적을 놓고, 일각에서는 축제 진행 자체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온라인 생중계와 더불어 메타버스 전시의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행사 시간 내내 동시 접속자는 15명 내외 수준이었다. 임차식 단장을 비롯 40여 명으로 구성된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직원들조차도 외면한 셈이다. 메타버스 공간에 접속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을 위한 프로그램 설치 과정에서 오류가 빈번했고, 권장 사양이 높아 접근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현장 관람에 참여한 한 관람객은 "메타버스에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어려워서 엄두도 못 내겠다"고 불평했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흥행에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 45일 만에 방역 강화조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의 공감 없이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민 참여형 AI 정책 추진을 요구했던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으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예산만 살펴보면 생중계, 부스·무대 설치, 메타버스 플랫폼 도입, 연사별 강연비 등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억 단위’의 혈세가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들이 외면한 컨퍼런스를 놓고 이 행사를 주관한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행사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임차식 단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AICON 컨퍼런스를 소개했다.
알리고자 하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임 단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기존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다 공개된 내용을 그저 '읽는 것'에 그치는 수준의 답변만 늘어놓았다. 지역민들의 참여를 끌여들여야 하는 의무마저 외면한 채 '불통행정'을 이어가는 임차식 단장에게 성공 개최의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 생긴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