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산 AI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금지한 데 따라 중국내 전략적 연구기관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년간의 중국 정부의 공개 입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주요 대학과 국영 연구소들에서 엔비디아의 A100 칩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고 8일 보도했다.
칭화대학교는 지난해 10월 A100칩 4개가 각각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 2대에 40만달러(약 5억5000만원)를 썼다. 같은 달에 중국과학원 산하의 컴퓨팅 기술 연구소는 A100칩 구매에 약 25만달러(약 3억4500만원)를 썼다. 올해 7월에는 중국과학원내 인공지능학교가 A100칩으로 부분 가동되는 서버를 포함한 고성능 기술장비에 20만달러(약 2억7600만원)를 지불했다.
광둥에 있는 지안대학교 산하 사이버보안 대학은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AI 슈퍼컴퓨터에 9만3000달러(약 1억2800만원)를 썼고, 같은 대학교내 지능시스템 과학기술학교도 지난달 A100칩 8개를 10만달러(약 1억3812만원)에 사들였다. 산둥과 허난, 충칭 등의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연구소와 대학들도 A100칩을 사들였다.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인 국방과학기술대학도 A100칩 구매자다. 이 기관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의 직접 지휘를 받는 곳으로 중국의 슈퍼컴퓨터인 톈허2를 개발했다.
하지만 2015년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미국 인텔의 프로세서를 수입하지 못하게 됐다. 이 대학은 지난 5월 엔비디아의 AI 탑재 GPU를 구매한다는 입찰공고를 냈다가 지난달에 다시 같은 공고를 냈다. 구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와 AMD의 AI칩들은 이미지나 언어 인식 기술의 개발작업에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내에선 이런 고성능 반도체 칩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주요 연구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의 칩을 사서 써야할 처지다.
중국의 AI 개발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