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기업이 '질병 예측'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CT나 엑스레이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솔루션이 주를 이뤘다. 이젠 한 발 더 나아가 질병을 미리 예측하는 AI 기술이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도 데이터와 AI 기반 질병 예측이나 진단에 유용한 AI 의료 소프트웨어(닥터앤서) 개발 사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약 300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AI 기업과 대학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29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 열리는 ‘2022 국제 병원 및 의료기기 산업 박람회’에는 관련 기술이 다수 등장했다.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간암, 피부암부터 정신질환까지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이 등장했다. 침방울(비말) 전파까지 파악해 감염병에 걸릴 위험도까지 파악하는 기술까지 다양했다. 모두 닥터앤서 사업에 포함된 내용이다.
사진 하나로 피부암 예측
헬스케어 기업 라이프시맨틱스(대표 송승재)는 의료 데이터와 비전 AI 기술로 피부암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피부암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사진으로 찍으면, AI 알고리즘이 이를 자동 분석한다. 결과는 5초 안에 나온다.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50% 이상이면 의료진은 피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적절한 처방을 내린다.
관계자는 "현재 경북대병원에 내원한 피부질환 환자들의 동의하에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도는 80% 이상이다. 해당 솔루션은 의료진만 사용할 수 있다.
비말 분포 예측해 감염병 사전 차단
AI 기업 래블업(대표 신정규)은 'AI 융합 신규감염병 대응시스템'을 소개했다. AI 기술로 공중에 떠다니는 침방울 분포도를 파악하고 분석, 감염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솔루션이다.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 한국과학기술원과 협업 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는 비말이다. 비말 특성을 잘 파악하면 감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래블업은 장소나 상황에 따라 비말이 얼마나 확산하는지 자동 파악하는 AI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감염 위험까지 알리는 예측 대시보드도 구현한다.
래블업 측은 “다양한 환경에서 비말 분포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기술을 완성할 예정이고, 사업 막바지에 복지보건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AI로 우울증 예측·모니터링
우울증 환자도 AI가 진단하고 예후까지 파악할 전망이다. AI 기업 유니아이(대표 백승환)는 의사와 상담하는 우울증 환자의 목소리로 진단부터 전망까지 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만들고 있다.
유니아이 측은 "의료진은 환자 우울 정도가 앞으로 어떨지에 대해 빠르게 파악할 뿐 아니라 어떤 처방약을 줘야 할지도 안내받는다"며 "추천한 처방약을 복용할 경우 예후가 어떨지까지 알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간암 발생·재발 예측도 AI가
헬스케어 기업 메디컬아이피(대표 박상준)는 간암을 미리 예측하는 솔루션 '딥캐치 리버'를 서울대 병원과 개발하고 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과 재발 예측을 하는 솔루션이다.
일반적으로 만성 B형간염은 간암의 주요 원인이다. 항바이러스치료가 보편화한 지금도 예측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메디컬아이피는 기존에 개발한 CT 영상으로 체성분을 분석하는 '딥캐치' 솔루션을 간암 예측에 활용한다.
메디컬아이피 관계자는 "딥캐치 기술이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주기적으로 받는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결과와 결합된다면 간암 환자 예후 정확도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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