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출시하는 전기 자동차(EV) 모델의 현지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 3의 가격을 5% 내린 26만5900위안(약 3300만원)으로, 모델 Y SUV는 8.8% 인하한 31만6900위안(약 6300만원)으로, 모델 Y의 장거리 에디션은 9.4% 저렴한 35만7900위안(약 71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천진주 상하이밍량오토서비스 CEO는 “중국 경쟁사들이 출시하는 신 모델에 맞서 가격 인하가 테슬라 모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테슬라가 현지 생산량을 30% 늘린 후 이미 가격 인하가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전기차를 판매하는 니오, 엑스펭, 리 오토와 같은 현지 라이벌과 경쟁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중국 전기차 보다 싼 가격에 경쟁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전고체 배터리와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시스템을 갖춘 고급 EV인 니오의 ET5는 가격이 32만8000위안으로, 테슬라의 모델 3보다 23% 비싸졌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주행 거리가 1315km에 달하는 리 오토의 L9는 45만9800위안에 판매되며, 이는 테슬라의 모댈 Y 보급형보다 45% 높은 가격이다.
또 테슬라는 올 말까지 모델 3 및 모델 Y에 대해 테슬라의 보험 파트너로부터 보험을 구입하면 최대 7000위안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혜택까지 내걸었다.
이같은 가격 공세가 가능한 것은 테슬라의 물량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초 상하이 공장을 확장, 9월에는 전월 대비 8% 증가한 8만3135대의 EV를 인도해 2019년 12월 중국 생산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면 중국 경쟁업체는 월 1만대의 차량을 인도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중국 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반면 테슬라는 정부 보조금을 반영해 자동차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해왔다.
테슬라의 생산 비용도 줄어들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가동률이 개선됐고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바이러스 제로 제한에도 불구하고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비용이 절감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테슬라는 현재 BYD와 SAIC-GM-울링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EV 제조업체이며,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매출 상위 15개 기업 중 유일한 외국 업체다.
US 타이거 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인 보 페이는 "테슬라 가격 인하의 주요 원인은 거시 상황과 현지 선두 업체인 BYD와의 경쟁으로 인한 중국의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 부진 때문"이라며 “그 여파로 니오, 엑스펭, 리 오토 등 중국업체가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찬 위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