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 박사과정 4명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국제학술대회인 '디자인콘(DesignCon)'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디자인콘에서는 매년 8편의 최우수 논문을 선정해 시상하는데 이번에는 전체 수상자의 절반인 4편을 KAIST의 한 연구실에서 배출한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들의 경쟁상대가 인텔, 마이크론, AMD, 화웨이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의 연구진이어서 더욱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테라 랩에서는 지난해에도 박사과정인 김민수 학생이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테라 랩 소속 김성국, 최성욱, 신태인, 김혜연 등 4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디자인콘에서 선정한 2022년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31일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디자인콘 2023 국제학술대회'에서 시상한다고 16일 밝혔다.
KAIST 테라 랩은 김정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연구실이다. AI가 최적 설계를 구현하는 강화학습(RL)을 포함한 머신러닝(ML) 기술과 이종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AI 반도체를 연구한다.
1월 현재 석사과정 10명, 박사과정 13명 등 모두 23명이 반도체 전·후공정에 들어가는 다양한 패키지와 인터커넥션 설계를 강화·모방 학습과 같은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최적화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디자인콘은 인텔·마이크론·램버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TI)·AMD·화웨이·IBM·앤시스(ANSY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연구원과 엔지니어 및 세계 각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매년 7월 말 논문 초안을 모집하고 12월 말까지 전체 논문을 접수해 심사한다.
이 곳에서 발표하는 논문은 대부분 실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곧바로 제품에 적용할 수있는 실용적인 기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는 김성국 학생은 고성능 인공지능 가속기를 위한 고대역폭 메모리 기반 PIM 아키텍처를 설계했고, 최성욱 학생은 강화학습 방법론을 활용해 HBM 메모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이퀄라이저를 설계해 주목을 받았다.
신태인 학생은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의 신호 무결성 모델링과 설계 및 분석 방법론을 제안했다. 김혜연 학생은 반도체 설계 문제 가운데 디커플링 캐패시터 배치 문제를 조합 최적화 문제로 정의하고 오프라인 학습 방법인 모방 학습을 통해 자동 최적화했다.
반도체 설계는 고성능·저전력을 목적으로 미세한 3차원 패키지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수많은 부품을 최적화해 배치해야 한다. 또 검증을 위해서는 복잡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분야다.
김정호 교수는 "테라 랩은 독창적으로 개발한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술인 5I(CI, PI, TI, EMI, AI) 융합 솔루션을 갖추고 2030년 이후에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3D 이종 집적화 패키징' 기술을 중점연구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반도체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