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출 통제를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술 개발로 돌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고성능 반도체 칩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칩이나 소프트웨어만으로 첨단 AI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기업들은 한가지 유형의 칩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 다른 유형의 칩을 결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상당한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고성능 반도체 칩의 중국 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A100'이나 'H100' 등 AI 개발 및 훈련에 필요한 반도체를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고성능 칩이 필요없도록 대형 AI 모델의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나 자원을 줄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하려는 노력을 지속했고,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도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은 없었다.
중국판 ‘챗GPT’인 ‘어니봇’을 개발한 바이두는 쉔젠시의 펭 쳉 연구소와 함께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없이 일부 기능을 줄이는 방식으로 LLM을 개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딜란 파텍 세미어날리시스 수석 분석가는 “기술 연구개발의 초기 단계지만 유망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미국의 제재를 성공적으로 우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기업인 화웨이의 연구원들도 자체 개발한 어센드 칩만을 사용해 대형언어모델(LLM)을 훈련한 방법을 지난 3월 논문으로 발표했다. ‘판구-시그마’로 알려진 이 모델은 중국어 독해와 문법 등의 작업에서 최첨단 성능에 도달했다고 연구원들은 주장했다.
또 바이두와 알리바바, 화웨이는 자국에서 개발한 칩인 DCU나 어센드, 쿤룬 등을 AI 개발에 통합하려고 노력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WSJ는 밝혔다. 이밖에 텐센트는 A100이나 H100 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연결한 컴퓨팅 클러스터를 대형 AI 훈련용으로 내놨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