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투안의 음식배달 드론이 픽업 키오스크에 착륙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메이투안의 음식배달 드론이 픽업 키오스크에 착륙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중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선전시에서 음식을 드론으로 배달하는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거지나 사무실 빌딩 주변에 픽업 키오스크를 설치해 드론이 음식을 이 곳에 배송하면 주문자가 찾아가는 방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국의 음식배달 대기업인 메이투안이 지난해부터 선전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드론 음식배달 시스템을 소개했다. 선전시는 중국의 도시들 가운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어서 드론을 이용한 물품 배송이 어려운 환경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드론 음식 배달은 지난해 10만건이 넘으면서 선전시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메이투안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식당 주인은 “인간 배달원이 고객의 주문 음식을 훔치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드론 배달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드론배발로 매일 과일을 주문한다는 ‘왕’이라는 고객도 “일반 배송보다 빠르고 배달원과 소통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SCMP는 아직 메이투안의 픽업 키오스크가 12개에 불과하고 주문할 수 있는 음식 종류도 제한돼 있지만 선전시와 같은 밀집 지역에서의 정기적인 드론 배달 가능성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드론 배송 상상도(이미지=셔터스톡)
드론 배송 상상도(이미지=셔터스톡)

드론 배송은 미국의 아마존이 2013년부터 도입했지만 규제와 수요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월마트는 2021년부터 집라인 등 협력사와 함께 드론 배송을 시작했으나 지난해 6000건 배송에 그쳤다. 

반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운영하는 윙은 2019년부터 미국과 호주의 소규모 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드론 배송을 시작해 2년만에 10만 건을 기록했고 최근까지 33만건의 배송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기업들의 드론 배송 방식은 전통적인 배송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교외 지역의 거주자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이용자가 대부분 도시 거주자인 중국에서 따라하기 어렵다고 SCMP는 지적했다. 

메이투안은 선전시에 5개의 배송 허브를 통해 100개 이상의 드론을 이용해 배달을 하고 있다. 드론의 움직임은 중앙 제어실에서 알고리즘에 의해 통제되며 비행 경로도 미리 결정돼 있다.

메이투안은 강풍이 불 때 드론이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날개 디자인을 선택하고 건물 사이에서 GPS 신호가 약해지는 경우에 대비해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그동안 드론 기술을 보완했다.

드론이 건물의 창문으로 바로 음식을 배달할 가능성에 대해 마오 위니안 메이투안 드론 배송 책임자는 “장기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지만 앞으로 20년 내지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는 “도시 인프라를 업데이트 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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