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 갈등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에서 미국산 대형언어모델(LLM)이 출시됐다. 알리바바가 메타의 오픈소스 LLM인 '라마 2'를 서비스한다.
로이터는 26일(현지시간)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메타의 라마 2를 지원하는 중국 최초의 기업이 됐으며, 이를 통해 중국 기업이 라마 2를 기반으로 자체 AI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위챗을 통해 “오늘 모든 개발자가 알리바바 클라우드에서 맞춤형 언어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중국에서 전체 라마 2 시리즈를 위한 최초의 교육 및 배포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가 라마 2의 배포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와 AWS 클라우드 등을 활용하듯,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에 그 역할을 맡겼다는 의미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은 물론 메타와도 원만한 관계가 아니었다. 수년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중국을 비판한 이후 중국에서는 페이스북 등과 다른 서구의 SNS 플랫폼을 차단했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정부가 정보 보안을 이유로 중국의 클라우드 업체가 미국내 서비스하는 것과 미국 클라우드 기업의 중국 진출하는 것에 대한 제한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미국 정부의 방침을 모두 거스르는 발표라, 배경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인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우선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자국내 경쟁이 심해지고 특히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라마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AI 반도체 수출 금지 등 미국 기술 접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메타의 최신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LLM 기술을 따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마 2는 상업용 오픈소스 모델로, 이를 활용한다고 메타에 돈을 낼 필요는 없다. 즉 중국으로서는 메타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뿐, 손해볼 것이 없다. 다만 월 활성 사용자가 7억명 이상인 회사가 활용할 경우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이 필요하다.
한편 중국 정부는 8월15일부터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생성 AI 서비스에는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는 규제안을 내놓았는데, 이번 서비스는 규제안 실행 20여일 전에 발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는 "기업이 라마 2를 사용해 중국 대중에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중국 법률을 준수하고 국가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관행과 콘텐츠를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