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알레프 알파(Aleph Alpha)가 5억달러(약 65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유럽 AI 스타트업 중 투자액 신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독일의 자존심을 세울 대표 AI 주자로 떠올랐다.
CNBC는 6일(현지시간) 알레프 알파가 시리즈 B 라운드에서 5억달러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에는 보쉬, SAP, 슈와츠 등 세계적인 독일 기업과 미국의 HPE는 물론 독일 기관들도 투자에 참가했다. 다만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된 기업 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알레프 알파는 지난 9월 독일 국방 AI 스타트업 헬싱이 세운 2억3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유럽 AI 스타트업 단일 라운드 투자 기록을 넘어섰다. 앞서 2021년 시리즈 A에서는 2300만유로(약 320억원)를 모금한 바 있다.
알레프 알파는 SAP과 애플 출신의 요나스 안드룰리스가 2019년에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설립한 회사로,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해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레프 알파는 기업과 정부 기관에도 생성 AI 서비스를 공급하며, 이미 유료 서비스 고객 수천명을 확보했다.
알레프 알파는 3개의 신경망으로 구성된 ‘루미너스(Luminous)’라는 LLM 제품군을 제공한다. 각각 130억, 300억, 7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추고 있다. 또 최대 3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LLM도 개발할 계획이다.
루미너스 모델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로 된 텍스트를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입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특히 미국이 아닌 유럽에 기반을 둔 데이터를 사용해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이터 주권’ 개념을 강조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개념은 데이터 저장 및 처리와 관련하여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유럽의 정치인 및 국회의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로버트 하벡 독일 부총리도 “AI 분야에서 우리 자신의 주권을 갖는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하다. EU가 최고의 AI 규제안을 갖추고도 최고의 기업을 갖추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알레프 알파를 지지했다.
한편 이번 투자는 경쟁 상대인 프랑스의 미스트랄 AI가 지난 6월 1억1300만달러(약 1500억원)를 모금한 지 몇달 만에 이루어졌다. 미스트랄 AI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연구원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로, LLM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만으로 대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트위터로 찬사를 보내는 등 프랑스가 '유럽 대표 LLM 기업'으로 밀고 있는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알레프 알파가 오픈AI의 라이벌을 자처하고 있지만, 먼저 EU에서 미스트랄 AI를 넘어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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