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이 태양광 시설에서 수분매개자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아르곤 국립연구소)
연구원이 태양광 시설에서 수분매개자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아르곤 국립연구소)

태양광 패널 근처에 꽃과 잔디를 심은 결과, 생태계에 긍정적인 결과가 관찰됐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최근 태양광 에너지 시설에 토종 잔디나 야생화를 심어 주변 생태계 가치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8년 버려진 농지 두곳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뒤 주변에 식물을 심고 2022년 8월까지 관찰했다. 그 결과 식물과 꽃의 종류와 양은 물론, 식물 수분을 담당하는 매개체 및 농업에 유익한 곤충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벌의 경우는 매체 수가 20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곤충 생물 다양성이 서식지 소실, 농약 사용, 기후 변화로 인해 감소하고 있지만,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토지 활용을 통해 곤충 서식지 복원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지상 태양광 개발의 약 80%가 농업 용지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열악한 농지에 태양광 시설을 적절하게 배치할 경우 농지 복원과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다.

잎에 붙어 있는 제왕나비 애벌레 (사진=아르곤 국립연구소)
잎에 붙어 있는 제왕나비 애벌레 (사진=아르곤 국립연구소)

헤이디 하트먼 아르곤 국립연구소 환경과학 프로그램 매니저는 "여름마다 설치 장소를 4번씩 방문해 수분 매개체 수를 기록했다"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식지에 꽃과 꽃이 피는 식물의 종류와 수가 증가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리 월스턴 아르곤 국립연구소 환경과학자 겸 경관생태학자는 "이번 연구는 태양광 패널 설치 장소에서는 생태계 반응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적절하게 패널을 설치할 경우, 태양광 에너지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인접한 농업 지역의 수분을 증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지역에 걸쳐 서식지 친화적인 태양광 발전의 타당성을 이해하고, 곤충이나 야생동물 보존과 같은 다양한 생태학적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김태용 기자 futur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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