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에픽에 2조원을 투자하고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전격 진출했다. 이를 통해 포트나이트는 게임을 넘어 메타버스로 확장할 발판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테크크런치는 10일(현지시간) 디즈니와 에픽게임즈가 게임과 스토어 등으로 구성된 '엔터테인먼트 세계'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는 발표를 보도했다. 디즈니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에픽에 무려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수년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에픽의 기술과 포트나이트의 소셜 게임 생태계를 활용해 디즈니의 다양한 캐릭터 등 IP를 활용한 갖가지 사업을 추진한다.
여기에는 어벤져스, 스타워즈, 아바타 등 디즈니의 간판 캐릭터를 게임 속 스킨에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용 월드와 스토어를 구축하고, 기존 배틀로열식 슈팅 게임에서 벗어난 다양한 콘텐츠 제작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디즈니는 수익을 확보하고 메타버스 진입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도다.
디즈니는 이미 2017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에픽에 투자했으며 마블과 스타워즈 캐릭터를 스킨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를 통해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에픽과의 파트너십은 디즈니가 게임 세계에 진출한 최대 규모의 진입"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관객이 이야기를 경험하고 참여하는 방식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라며 2022년 메타버스 본격 진출을 선언했으나, 지난해 관련 인원을 모두 해고하고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에픽 역시 포트나이트가 온라인 게임을 넘어 본격적인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에픽은 지난 몇년간 메타버스 확장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포트나이트에서는 계절마다 대형 이벤트를 펼쳤으며, 그중 지난 2020년 7월에 열린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는 메타버스 사상 최다인 4580만명의 라이브 관객을 모으는 기록을 세웠다. 또 레고 캐릭터가 등장하는 포트나이트, 리듬 게임인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레이싱 게임인 로켓 레이싱 등 새로운 게임을 동시에 출시, 3배로 성장했다.
포트나이트는 초창기부터 메타버스로 성장할 유망 플랫폼으로 꼽혔다. 스트리밍 게임플레이는 트위치에서 수십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으며, 2020년까지 미국 인구보다 더 많은 플레이어를 끌어 모았다. 2023년 게임이 부활, 지난 11월에는 1억명이 로그인했다.
미키마우스와 엘사, 인어공주와 같은 폭넓은 디즈니 IP가 합류하면 아동이나 여성 등을 유인, 사용자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형 게임 플랫폼 중 최다 사용자를 보유한 것은 로블록스로, 포트나이트의 두배 정도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로블록스 역시 다양한 회사들과 제휴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제휴는 메타버스와 게임이 점차 뒤섞이며 확장하는 최근 경향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테크크런치는 "메타가 가상현실(VR)에 집중하는 동안, 에픽이나 로블록스 등은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는 아바타 기반의 가상세계 확장에 집중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또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는 UCC(사용자 생성 콘텐츠) 등 여러 요소를 결합, 점차 게임보다는 소셜 플랫폼에 접근하고 있다"라며 "반면 SNS에는 점점 게임적인 요소가 증가하며, 두 플랫폼이 하나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인다"라고 전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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