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 서비스 가격을 최대 97% 인하한 가운데, 바이두가 무료 서비스로 맞불을 놓으며 중국 AI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중국 바이두가 대형언어모델(LLM) ‘어니(Ernie)’를 기반으로 하는 ‘어니 스피드(Ernie Speed)’와 ‘어니 라이트(Ernie Lite)’ 서비스를 모든 기업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생성 AI 서비스인 ‘퉁이첸원(Tongyi Qwen)’을 기반으로 구축된 9개의 LLM 제품 가격을 최대 97%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지 몇시간 만이다.
실제로 바이두의 첸원-롱(Qwen-Long) 모델의 가격은 1000개 토큰당 0.02위안(약 3.8원)에서 1000개 토큰당 0.0005위안으로 인하됐다.
이런 시장의 움직임은 바이두 뿐만이 아니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지난주 ‘두바오(Duobao)’ 가격을 중국 업계 표준보다 99% 낮게 인하했다. 업계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어니봇과 퉁이첸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중국 AI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인터넷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AI 분야에서 가격 기반 생존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잇따른 투자로 수많은 AI 모델이 탄생하고, 많은 소비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및 제품이 등장하면서 AI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용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알리바바는 지난 3월 100개가 넘는 중국 내 서비스에서 최대 55% 할인을 단행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가격 경쟁을 촉발했다.
특히 최근 들어선 LLM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 초 알리바바는 샤오미를 포함해 9만 곳이 넘는 고객사가 자사 LLM을 채택했다고 밝혔고 바이두는 8만5000곳이 어니봇을 이용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들은 자체 기반 모델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여러 유망 기업에 수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지나친 가격 경쟁은 업계 성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로버트 레아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LLM 가격을 최대 97%까지 인하하기로 한 알리바바의 결정은 중국 AI 시장 전체를 더 혼란에 빠뜨리고 업계를 가격 전쟁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는 바이트댄스가 최근 출시한 두바오의 가격 인하에 대한 대응으로, 바이두와 텐센트, JD닷컴도 조만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