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에 배치하려던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xAI와 X(트위터)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CNBC는 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에 쓰려고 주문한 엔비디아 GPU 상당수를 AI 기업 xAI와 소셜 미디어 X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엔비디아 고위 간부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이메일에는 "머스크는 원래 테슬라에 공급할 예정인 'H100' GPU 1만2000개를 X로 재배정, 테슬라보다 우선 배치하고 있다"라며 "대신 올해 1월과 6월에 예정된 X의 'H100' 1만2000개 주문을 테슬라로 했다"고 쓰여있다.

또 엔비디아가 4월 말 보낸 이메일에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칩에 관해 언급한 내용이 “예약과 상충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인 H100를 3만5000개에서 8만5000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X에 “테슬라는 올해 훈련과 추론 AI를 결합하는 데 약 100억달러(약 14조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썼는데, 이에 대해서도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 예약 전망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는 어렵게 구한 AI 칩을 테슬라보다 X와 xAI에 먼저 투입하는 등 테슬라보다 X나 xAI 쪽 사업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이나 전용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개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머스크의 반박 게시글 (사진=X)
머스크의 반박 게시글 (사진=X)

이에 대해 머스크는 “테슬라는 엔비디아 칩을 구동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GPU를 가져와도 창고에 쌓아 놓았을 것”이라며 “텍사스 기가팩토리 확장이 완료됐고, 이 곳에서 자율주행 기능(FSD) 학습에 H100 5만개를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내가 말한 테슬라의 올해 AI 관련 지출액 약 100억달러 중 절반 가량은 내부 비용으로, 주로 테슬라가 설계한 AI 추론 컴퓨터와 차에 탑재된 센서, 그리고 도조(Dojo)에 사용된다"라고 썼다. 도조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학습용 슈퍼컴퓨터다.

"AI 훈련 슈퍼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엔비디아 하드웨어가 그 비용의 3분의 2가량"이라며 "테슬라의 엔비디아 구매에 대한 내 현재 추정치는 올해 30억∼40억달러(약 4조∼6조원)"라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에서 주문한 칩을 X에 먼저 보내긴 했지만, X나 xAI를 더 우선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 외부에서 AI를 개발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신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는 지분 보유에 관한 갈등이 배경이다.

그는 "25%의 의결권 없이 테슬라를 AI 및 로봇 공학 분야의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라며 이 정도의 지분을 갖지 못한다면 "테슬라 외부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머스크는 회사 발행 주식의 20.5%를 보유하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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