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오픈AI와 본격적인 소송전 시작을 하루 앞두고 기각을 요청했다. 전날 애플과 오픈AI의 파트너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던 머스크가 하루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지난 2월 오픈AI와 샘 알트만 오픈AI CEO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했다고 보도했다.
소송 심리는 하루 뒤인 12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구체적인 기각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 측 변호인은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제소할 수 있도록 '편견 없는 기각'이라는 단서 조항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 2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계약이 ‘비영리 목적’을 위배한다고 주장하며 오픈AI와 알트만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사실상 MS의 자회사로 변모했고, 인류의 이익을 위해 AI를 개발한다는 당초의 설립 목적을 상실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2015년 설립된 오픈AI의 창립 멤버다. 35페이지에 달하는 소장에서 자신이 오픈AI를 설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으며, 오픈AI 초기 거액의 자금을 제공한 것과 알트먼과 의기투합하는 과정 등을 설명했다.
반면 오픈AI는 머스크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지난 3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머스크와 오픈AI는 설립시 그 어떤 계약이나 합의를 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머스크의 주장은 당사자가 서명한 공식적 서면 계약이 아닌 구두 계약으로, 소송 제기 의도가 의문스럽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소송을 제기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해 재판이 본격 시작되기 전 취하했을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오픈AI의 탄생에 본인이 기여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소송을 걸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CNBC는 "이번 소송은 머스크의 이익을 위한 좋은 광고였다"라고 짚었다.
한편 이번 소송 취하는 머스크가 전날 애플과 오픈AI의 파트너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X를 통해 "만약 애플이 OS 수준에서 오픈AI와 통합을 한다면, 나의 회사에서 애플 기기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의 행보에 사사건건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