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취하했던 일론 머스크가 또다시 오픈AI와 샘 알트먼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알트먼 CEO 등이 초기 투자자인 자신을 속였다며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강수를 뒀다.
로이터와 CNBC 등은 5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오픈AI 설립 당시 알트먼과 그렉 브록먼 등 공동 설립자들에게 회유와 기만을 당했다며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소장에서 머스크 CEO는 2015년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알고 투자했지만, 이후 알트먼 CEO가 오픈AI를 영리 법인으로 바꾸며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영리회사로 변모하며 부당 이익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그는 “알트먼과 그 공범들에게 배신 당했다”라며 “그 기만과 속임수는 셰익스피어 작품에 견줄 수준”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소송에서도 오픈AI 경영진이 상업적 이익을 공공 이익보다 우선시하며 회사 설립 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했다가, 지난 6월 재판 시작을 하루 앞두고 취하했다. 당시 소송 취하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이번 소송 재개 배경 역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소송에서는 오픈AI와 MS 간의 계약이 유효한지 법원에게 결정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양사 계약에 일반인공지능(AGI)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오픈AI가 AGI을 구축하면 MS가 기술에 대한 사용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이 AGI 수준에 도달했는지 판단, MS와의 계약을 무효화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도 머스크 측의 승산을 높게 보는 전문가는 없다.
특히 오픈AI는 지난 3월 머스크가 첫 소송을 제기했을 당시, 머스크의 이메일 등을 공개하며 머스크가 2017년 영리 기업이 되려는 오픈AI의 계획을 지지하고 수십억달러를 모금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당시 오픈AI는 2017년 후반 영리기업 설립을 결정했을 때 머스크가 스스로 최대주주와 CEO가 되고 초기 이사진을 꾸리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동의하지 않자 머스크는 테슬라와 오픈AI의 합병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2018년 2월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머스크의 이메일에 대해서는 당시 "관에 못질을 하는 결정적인 증거"라는 평이 나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