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3일] 미국 대통령 후보와 기술 업계의 복잡한 셈법 < 뉴스 브리핑 < 포커스 < 기사본문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따라 미국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업계의 반응이 집중 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 정치에서도 AI나 기술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는 말입니다.

얼마 전 피격 직후에는 실리콘 밸리가 일제히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입니다. 그는 트럼프의 주요 기부자이자 강력한 지지자입니다.

특히 트럼프 진영의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라는 전직 벤처 캐피털리스가 지명되며, 기술계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정치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기술계 출신이라고 해서 모든 기업에 호의적인 것은 아닌가 봅니다. 밴스는 빅테크, 특히 구글의 독점을 반대한다고 합니다. 대신 오픈 소스나 스몰테크를 지지하는 쪽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앤드리슨 호로비츠와 같은 오픈 소스 중심의 투자자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반면 트럼프가 싫어하는 빅테크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메타입니다. 메타는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2년 동안 트럼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지한 바 있습니다.

이후 트럼프는 메타에 비난을 퍼부었고, 대통령이 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했습니다. 심지어 메타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의 '틱톡'을 살려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쯤 되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지난 주말 "트럼프가 총을 맞은 뒤 일어나 미국 국기를 들고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은 제 인생에서 본 것 중 가장 멋진 일 중 하나"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물론 "어느 쪽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사퇴에서도 재미있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사퇴 소식을 X(트위터)를 통해서 전했습니다.

공식 기자회견이나 성명 발표가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표한 것도 주목받았지만, 특히 X가 머스크의 소유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는 것입니다. 즉 적군의 가장 큰 지원자 플랫폼을 도와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제 미국 매체들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성향 파악에 분주합니다. 해리스는 샌디에이고 출신으로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AI 선두 기업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자율적인 AI 안전 선언을 끌어낸 것이 그입니다. 또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먼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호프먼은 인플렉션 AI의 창립자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빅테크를 심하게 규제하는 성향은 아닌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며 각 진영이 어떤 방침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략 트럼프 진영이 AI와 기술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대부분입니다.

이제 미국 대선에서도 AI와 기술은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된 분위기입니다.

이어 22일 주요 이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