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순천지역 권향엽·김문수 국회의원 당선인 2명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등 5명은 전남도의 의대공모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6월 들어 김문수 의원은 "전남도의 일방적인 의대공모는 목포대를 주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 권한이 없는 전남도는 손을 떼라"고 비판 성명을 냈으며, 더불어민주당 순천갑 지역위원회는 순천대학교 앞에서 천막당사를 운영하고, 소속 시·도의원들은 삭발식을 감행했다.
그러다가 8월 12일 김문수 의원이 3개월여 만에 돌연 입장을 바꿔 "순천대가 공모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입장 변화로 순천지역사회는 한순간에 혼란과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 이 같은 김문수 국회의원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겨냥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버린 행위로서, 이에 대한 깊은 성찰과 비판이 필요하다"고 꼬집는다.
김문수 의원의 예고 없는 입장 변화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혼란을 안기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에서 "정치적 결정에 있어서 일관성과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가 간과한 것 같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정치인이 과연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시민 A씨는 "지역 정치인의 태도는 그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면서 "정치인은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혼자만의 결정을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시민 B씨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몸이 아플 때 지역에 나의 건강을 책임져줄 수 있는 의료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도시인지, 내가 이 지역에서 살아야 하는지 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면서 "순천대 의대 문제는 순천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민들의 건강권·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누구 한 사람의 판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단체도 "예를 들어 어떤 좋은 안이 있다 하더라도 당사자인 학교와 순천시나 지역 시민단체 등 모두와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를 이렇게 툭 던져버리면 동부권 자중지란을 야기하는 것이기에 많은 시민들이 허탈해 하는 것이다"는 비판 일색이다.
때문에 "김 의원의 이번 태도 변화는, 지역 사회의 이익보다는 정치적 계산이나 개인적 이익이 더 앞섰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비판과 "이는 순천 지역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으며, 정치적 신뢰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는 따가운 질책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이다. 정치인이 자신의 이익이나 정치적 입지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결국 지역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순천 지역민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인들이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 그들이 어떤 태도로 정치에 임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면서, 김문수 의원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지적하며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그의 입장변화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든, 이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고, 주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 정치인은 자신의 결정이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숙고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함에도 이번 사태에서 김 의원은 그런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순천시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고, 순천대는 "전남도의 추진 현황을 보면 목포대에 의대를 확정짓기 위한 수순을 보는 것 같다"며 "허탈하다"는 입장이며 그간 해온 것처럼 순천시와 공동보조 행보를 지키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원로 정치인들 사이에서 "순천 지역 사회의 첨예한 정치적 이해관계나 사회적 이슈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때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사회적 조정역량을 발휘할 '어른'이 없다"는 뼈아픈 탄식도 나온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지역 정치인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단순히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그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주민들은 그들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필요할 경우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을 덧붙였다.
이번 김문수 의원 사태는 단순히 한 명의 정치인을 향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정치권 전체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진정한 책임감을 촉구하며, 그들이 진정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정치인은 자신의 위치가 주민들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그 신뢰를 배반하는 행위는 결국 자신을 넘어 지역 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지점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