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고 2조원의 자금을 들여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AI 기업들에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현재 국내에 보유 중인 GPU의 15배에 달하는 규모를 갖추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 GPU가 모두 얼마에 있는지는 밝혀진 바 없지만, 지난 5월에는 NHN클라우드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H100'을 1000장 정도를 확보했으며, 이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물론 이는 단일 클러스터에 GPU 10만장을 투입한다는 미국의 빅테크들과는 비교할 바는 아닙니다. 또 GPU는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고로, 정부가 발표한 2조원은 메타가 최근 구축 중인 H100 10만개 이상을 투입한 슈퍼 컴퓨팅 클러스터에 들어간 칩 구입 비용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어쨌든 국내처럼, 다른 국가도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특히 이는 '소버린(sovereign) AI'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버린은 '주권'을 뜻하는 말로, 소버린 AI는 '국가가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인공 지능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됩니다.

각 국가가 자신들이 언어와 데이터를 통해 AI 모델을 개발, 고유한 문화와 가치관을 담겠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국가 안보와도 관련됩니다. 미국이 AI를 위해 생성한 데이터를 중국에 저장하고 처리하는 것을 허용할 리 없는 상황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 용어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챗GPT'가 세계적인 화제가 되자, 각국이 AI 개발에 직접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특히 이를 본격적으로 유행시킨 것은 바로 엔비디아입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1월 실적 발표에서 "전 세계 정부들과 GPU 수급 등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소버린 AI가 확대 중이라고 밝혔으며, 올해 2월에도 인터뷰를 통해 "소버린 AI에 대한 인식은 전 세계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샤터스톡)
(사진=샤터스톡)

사실 소버린 AI는 비영어권 국가들에서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개념이라 부각될 기회가 적었는데, 잘 나가는 엔비디아가 띄운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이 용어를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소버린 AI에 집중하는 국가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내용도 등장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실파 콜하트카르 AI 네이션즈 글로벌 책임자는 벤처비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약 60~70개국이 이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데이터가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없어서 자체 모델 구축이 어려운 국가들은 인근 같은 언어를 쓰는 국가들과 연합,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는 국가 차원의 AI 프로젝트와 기타 관련 사업을 돕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1억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소버린 AI의 본격화와 함께 엔비디아는 'AI 공장(AI Factory)'이라는 개념도 들고나왔습니다. 이는 데이터를 입력하면 정보를 생산해 내는 소형 데이터센터의 개념으로,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자체 AI를 구축하려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엔비디아는 바로 AI 공장을 소버린 AI 구축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소버린 AI가 확대될수록 GPU는 더 팔려 나갈 것이고, 엔비디아는 이를 중요한 수익 확대의 돌파구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주요 수익원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업체에 집중돼 있으며, 최근에는 저렴한 비용을 앞세운 추론 중심의 칩 제조사들이 추격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가별로 자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하는 것은 또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GPU를 15배 규모로 늘리겠다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반면, 엔디비아는 이제 기업뿐 아니라 모든 국가를 경쟁자로 두게 됐습니다. 각국이 AI 칩 개발에 투자, AI 주권에 이어 '칩 주권'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지난주 주요 이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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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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