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할 아이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검열 통과를 위해 바이두와 협력해 중국 전용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지만, 성능 저조와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아이폰 16 시리즈의 AI 탑재가 크게 지연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4일(현지시간) 애플은 중국 판매용 아이폰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대체할 바이두 모델을 탑재하려고 협력 중이지만, 여러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두는 2012년부터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맡아왔으며, 이번에는 애플과 계약을 통해 '어니(Ernie)' 4.0 버전을 중국용 애플 인텔리전스와 음성 챗봇 '시리'에 적용하려고 시도 중이다.
중국에서 챗GPT를 중국산 대형언어모델(LLM)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AI 모델이 아이폰과 iOS에 통합되기 때문에, 온디바이스 모델까지 모두 교체해야 한다.
문제는 바이두의 온디바이스 AI 성능이 낮다는 점이다. 개발자들은 "바이두의 언어 모델은 명령을 이해하고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아이폰 사용자가 자주 묻는 질문에 더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전했다.
또 바이두는 모델 제공을 통해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저장하고 분석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크게 충돌한다.
애플은 유럽연합(EU)의 데이터 공유 강요에도 개인 정보보호를 앞세워 버티고 있을 정도다. 보안을 제품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두가 아이폰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가져간다는 것은 펄쩍 뛸 일이다.
여기에 바이두의 AI 모델을 사용하며 따로 거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고충도 안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챗GPT'를 사용하며 금전 거래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대조적이다.
이런 이유로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16 시리즈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시점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AI 기능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4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었다.
디 인포메이션은 "AI 기능으로 아이폰 판매를 회복하기를 바라지만, 이로 인해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1월 중국에서 출시한 갤럭시 S24에 구글 모델 대신 바이두의 AI 모델을 통합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점유율 변화는 미미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의 점유율은 1월 0.8%에서 2월 0.7%로 하락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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